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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늚이의 노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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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수필) 15. 새보 15. 새보 이영백 내가 태어나서 살았던 곳이 차마 잊힐 리 없다. 시골에서 같은 동네에서 네 번 이사하면서 그곳에서 살았다. 그 중 가장 오래 살았고 인생을 알았을 때가 네 번째로 살았던 “새보”라는 곳이다. 새보는 고유어로 새로의 뜻과 보(洑)*라는 물을 모아놓은 뜻으로 ‘새로 만든..
(엽서수필) 14. 무덤 앞에 앉아서 14. 무덤 앞에 앉아서 이영백 나이가 들어가면 서글퍼진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죽으면 어디로 갈까? 북망산(北邙山)으로 간다고 한다. 북망산은 어디에 있는가? 중국 하남성 낙양 땅에 있는 산 이름이다. 본뜻은 후한(後漢)시대 이래 그곳에 무덤이 많았기 때문에 ‘북망산 간다.’는 말..
(엽서수필) 13. 시래 거랑 13. 시래 거랑 이영백 그랬다. 어려서는 시래 거랑에서 놀고, 살았다. 금모래에 은빛으로 빛나던 거랑 물가가 우리들의 놀이터였다. 자연천변 둑에는 자랑할 만한 수양버들이 말총처럼 척척 드리워져 문을 장식하듯 하였다. 낮에는 그늘에서 어른들의 휴식처요, 저녁 답이면 처녀총각들이 ..
(엽서수필) 12. 송계댁 12. 송계댁 이영백 엄마는 그렇게 부잣집 셋째 딸로 자라 꽃다운 열아홉에 일곱 살 차이나는 신랑에게 가마타고 시집왔다. 걸어서는 무척 먼 거리였으나 요즘에는 차타고 10분이면 되는 거리이었다. 시집 온 달포부터 택호를 받았다. 경북 경주군 구정리 소정 냇가에 소나무가 자란 곳이라..
(엽서수필) 11. 불국사에서 11. 불국사에서 이영백 고향이 어딥니까? 불국사입니다. 고향 참 좋은 곳입니다. 흔히 고향을 물은즉 내가 즉답하면 참 좋은 곳이라고들 한다. 물론 우리나라 사람치고 초등학교 나왔으면 “불국사”를 모를 리 없겠지. 그렇게 남이 좋다는 곳, 그렇게 부러워하는 곳, 이곳인 불국사에서 태..
(엽서수필) 10. 밀개산을 오르며 10. 밀개산에 오르며 이영백 하릴 없이 륙색(Rucksack)을 찾았다. 또 집게, 장갑, 비닐봉투와 등산모도 함께 챙긴다. 알밤 떨어지기 좋은 바람 부는 가을날 느닷없이 부모님산소를 찾느라 아무도 몰래 나 혼자 길을 나섰다. 동대구 S백화점 4층에서 경주로 간다. 시외버스에 오른 순간 금세 경..
(엽서수필) 9. 시래기(時來記) 9. 시래기(時來記) 이영백 내가 태어난 동네 이름이 좀 특이하였다. 그 많고 많은 동네이름 중에 “시래동”인가? 고향동네 이름을 살펴보자. 근세조선 시대에 최사민(崔思閔)이라는 분이 초시(初試)에 열세 번을 치렀으나 모두 떨어져서 때를 기다린다고 “시래(時來)”라 정했다한다. 국..
(염서수필) 8. 눈 내리는 고향기차역, B역 8. 눈 내리는 고향기차역, B역 이영백 지금은 그렇게 안 하고 산다. 요즘 너무 편리한 시대에 자가용을 타거나 시내버스 타고 고향에 갈 수 있다. 예전에는 즐겨 타던 것으로 기차뿐이었던 시대도 있었다. 물론 더 예전에는 시내버스도 없었다. 그런 세월을 거쳐 오는 동안에 이제는 기차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