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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늚이의 노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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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수필) 23. 밀어 23. 밀어 이영백 집에 나이로 여덟 살에 네 번째 집으로 당신이 손수로 지은 넓은 초가집으로 이사를 하였다. 일곱 살까지는 큰 형네와 함께 살았기에 어련히 이사하여 나온 것이 그때는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행복할 줄만 알았다. 내 나이 여덟 살에 아버지 비오는 날이면 집에 계셨다. 저..
(연서수필) 22. 달밤에 22. 달밤에 이영백 “엄마! 아까진에 봤던 달이 지금도 자꾸 나를 따라 오네.” “그래. 달이 널 좋아하지. 저네 집에 안 가고 자꾸 네 따라 오재.” 달은 사람을 따라 오지 않는데 엄마는 어린 나에게 거짓말을 가르쳤다. 해는 언제나 둥글게 떠오르지만 달은 숨었다가 나타나고 커다란 얼..
(엽서수필) 21. 대자연에서 21. 대자연에서 이영백 어려서 네 번째 이사를 온 집에서 유년기를 질건 씹히도록 보내고 살았다. 나는 외딴마을에서 천상천하 유아독존처럼 살았다. 아버지 모시고, 형님ㆍ누나와 함께 하늘이 낮다 생각하고 동요를 흥얼거리면서 자연 속에서 살았다. 누가 말하기에 나를 우물 안의 개구..
(엽서수필) 20. 농부의 사랑 20. 농부의 사랑 이영백 아버지는 농부였다. 농부는 나날이 곡식을 심고, 돌보며 그 자람에 지극정성을 퍼붓는다. 벼농사가 그렇다. 농부는 겨우 한 톨의 쌀을 얻으려고 그렇게 많은 일을 하여야 한다. 그것도 해마다 반복되며 거듭할수록 는다. 올곧은 볍씨를 골라 나무를 태운 재에다 소..
(엽서수필) 19. 하룻밤 풋사랑 19. 하룻밤 풋사랑 이영백 흔히 역전마을은 인심이 박하다고들 한다. 역 앞에는 막차를 놓치고 나면 갈 곳 없어 방황하는 사람들이 관광지에서 자주 일어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의 사연은 모두가 구구절절할 것이다. 그리고 긴박하다. 노잣돈이라도 조금 있는 사람은 호텔이나 ..
(엽서수필) 18. 산사를 찾아서 18. 산사를 찾아서 이영백 내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산사(山寺)는 거창하고 유명한 산사가 아니다. 어떤 인연으로 우리 선산이 있는 곳에서 조금 더 울라 가면 조그만 암자가 하나 있었다. 그곳을 “삼정사(三正寺)”라 불렀다. 주지스님이 같은 마을에 보문댁 둘째 자제였다. 내가 선산에 ..
(엽서수필) 17. 논매기 17. 논매기 이영백 논 농사짓는 사람들이 하는 일들은 그렇게도 많다. 그 많은 일들 중에 논매기가 있다. 못자리에서 옮겨 심은 것을 모내기로 하였으면 사흘 지나고 모가 사람 한다. 사람이란 잘 못 심어져 누워 있던 모를 똑바로 세워주면 힘을 얻어 진한 색을 띠고 뿌리가 정착하고 자리 ..
(엽서수필) 16. 금모래 16. 금모래 이영백 태어나고 자란 그곳은 지금도 눈감으면 떠오르는 고향의 강, 형산강 상류 시래천이 보인다. 비록 강의 발원지는 아니지만 토함산 높은 곳에서 물 먹은 지표를 거쳐 골짜기마다 물소리를 돌돌 만들어 큰 물소리로 만든다. 고향에는 형산강 남천 중의 시래천인 하천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