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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늚이의 노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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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수필) 31. 고향에는 달맞이꽃대만 31. 고향에는 달맞이꽃대만 이영백 과꽃 피는 7월이 오면 내 고향 남도 이백 리 길을 멀다않고 찾겠다. 그 옛날 초가지붕 위에 하얀 박들이 뒹굴고 어둠이 내리면 박꽃이 나를 반겨 주었던 곳이다. 이제 그 아련한 풍정은 사라지고 없다. 은어(銀魚)처럼 귀소성 때문에 반겨 주는 이 없어도 ..
(엽서수필) 30. 옹 우물 30. 옹 우물 이영백 인간이면 물을 마시고 산다. 병아리는 용케도 전 낮은 접시의 물을 톡~ 한 번 찍어 먹고 하늘 한 번 쳐다본다. 산 노루는 간밤에 어디서 잤는지 모르지만 산속 깊은 옹달샘을 찾아와서 세수는커녕 물만 먹고 간다. 경주에는 샘이 많았다. 신라시조가 태어난 “나정(蘿井)..
(엽서수필) 29. 산그늘 29. 산그늘 이영백 내가 태어난 것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아버지께 생전에 내가 어떻게 태어났느냐고 여쭤보지는 못했지만 인간으로 태어난 것의 운이 7이요, 기가 3일 것이다. 그만큼 운 좋게 내가 태어났을 것은 분명하다. 모두가 삼신할머니의 큰 그늘에서 태어났다. 산그늘에서 음덕으..
(염서수필) 28. 시골둑길 28. 시골둑길 이영백 세상에는 자연이 펼쳐있다. 삼라만상이 어우러져 그렇게 지표에 공간을 점유하고 있다. 누가 그렇게 시작하였는지 모르겠지만 누더기 조각보처럼 논과 밭을 나누었다. 또 저마다 그 공간을 점유하면서 법을 만들어서 소유권을 주장한다. 그 자연의 들판과 구릉(丘陵)..
(엽서수필) 27. 밭둑 27. 밭둑 이영백 시골에 처자와 총각이 연애를 한다. “우리 언제 다시 만날 까요?”총각이 애달아하면서 묻는다. “예~. 돌아오는 달 밭둑 무너지는 날 만나시더.”그래 밭둑 무너지는 날이 도대체 언제일까? 나도 모른다. 시골총각은 명색이 서당 다녔는데 설마 그런 걸 잘 모를까? 밭둑? ..
(엽서수필) 26. 흰 별아 나에게 26. 흰 별아 나에게 이영백 어린 날, 내가 태어나서 살았던 시골을 자주 찾아 나선다. 그곳은 발전이 더딘 곳이었다. 지나고 보니 고향은 장단점을 가지고 존재하였다. 너무 발전한 곳은 도회지와 별반 다른 게 없어지고 만다. 길에는 아스팔트가 깔리고 주택이나 상가는 신소재를 사용하여..
(엽서수필) 25. 덧없는 세월 25. 덧없는 세월 이영백 지난한 세월을 살아 본 사람들은 세상을 무엇이라 평하는가? 나는 세월을 만나지 않으려고 하여도 그 세월 눈치 한 번 아주 빠르게 알아 달라고 달려드네. 지금의 나이가 아니던 어린 시절 불국역전 광장에서 상영하던 흑백영화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다시 나타..
(엽서수필) 24. 따스한 봄날에 24. 따스한 봄날에 이영백 나는 어려서‘빵게’를 무척 좋아하였다. 엄마도 무척 좋아하였다. 많은 식구들이 저마다 일하러 밖으로 나가고 없던 차에 그날따라 엄마는 나에게 다정다감한 목소리로 전하여 주었다. 마치 따스한 봄날 아지랑이 같았다. “복〔伯〕아! 우리, 오늘 따스한 봄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