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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수필 3/미늘

(엽서수필 3) 미늘 110. 창립 50주년 DGB스토리공모전에 우수상 받다

엽서수필3 : 일흔셋 삶의 변명 미늘

110. 창립 50주년 DGB스토리공모전에 우수상 받다

이영백

 

 의자에 앉으면 글을 쓴다. 오늘도 글을 쓴다. 대구은행에서 창사 50주년 2017 DGB스토리 공모전이 있었다. 어찌 귀가 번쩍 뜨이지 않으랴! 그날도 그렇게 의자에 앉아 글을 썼다. 구분은 대구은행 창립년도인 1967년 이전 출생자로 한정하는 1부문과 그 이후출생자 2부문으로 공모하였다.

 은행에서 글을 모집한다니 처음에는 생소하였다. 은행하면 왜 얽히고설킨 사연이 없겠는가? 은행통장 그림이 계속 바뀌는 것에 착안하여 때맞춰 나온 통장 보고 제목을 웃다-꽃비 종이 은항(銀行)통장이라 정하였다.

 공모처에서 여러 측면을 고려하여 순수문학 공모전이 아니라 스토리 공모전이기에 문학성 혹은 예술성보다는 사연의 진솔성, 공모 주제와의 부합성, 내용의 감동성에 비중을 두어 심사한다고 밝혔다.

 주제에 걸 맞는 것을 찾으려고 젊은 날 은행통장 만들지 못하고 봉급 받아 항아리에 넣어 둔 경우와 결혼하고도 은행과 거리가 먼 목돈 만들어 도시 처가에 보내 사채로 늘인 이야기로 시작하였다. 1981년 도시로 근무지를 옮겨서도 은행통장 만들기도 모르고 살았다. 그해 101일부터 직장에서 통장 만들기를 권장하여 처음 만들었다. 통장번호가 015-07-1358×× 열한 자리로 언제, 어디서나 달달 외었다.

 통장면지를 모두 사용하면 재발급하여 주는데 37년 동안에 고객번호 110262941이요, 서른다섯 번째로 재발급한 것이다. 새 통장에는 이순구 작가의 표지화 해설이 있다. 그림 제목이 웃다-꽃비였다.

 심사위원 K님의 글을 싣는다. “우수상인 이영백의 웃다-꽃비 종이 은항(銀行)통장은 제목부터가 신선했다. 1950년생인 응모자는 37년 전에 만든 통장번호와 고객번호를 기억한다. 그러면서 통장 표지화의 제목인 웃다-꽃비를 글의 제목으로 차용했다. 구체적이고 감동적인 내용이 훌륭한 작품이었다.”라고 적어 주었다.

 직장생활 중에서 수수료면제를 기획하여 은퇴하고도 활용한다. 현금지급기가 열려 있으면 언제 찾아도 수수료가 면제되게 한 일이 중한 업적이다.

 인생 최초로 만든 대구은행 통장번호가 들어 있는 나의 첫째 손에 곱히는 귀한 종이 은항(銀行)통장이다.

(2021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