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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수필 3/미늘

(엽서수필 3) 미늘 112. 논픽션 "덕숙전" 발간하다

 

엽서수필3 : 일흔셋 삶의 변명 “미늘”

112. 논픽션 “덕숙전” 발간하다

이영백

 

 의자에 앉으면 글을 쓴다. 그렇게 늘 글을 쓴다. 여러 권의 책을 썼으면서도 한 권도 발간하지 아니하였다. 출판사에서 발간 독촉하여도 없는 돈에 무슨 책을 발간할 것인가?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보니 매일시니어문학상을 받은 논픽션을 책으로 발간하였다. 글 쓰고 처음 발간한 책이다.

 책 출판하려고 하여도 막연하였고, 준비된 돈도 없었다. 셋째형 이야기책이라 조카 둘, 질녀 넷으로 여섯 있다. 셋째형 셋째 딸이 출판비를 대려하였다. 궁즉통(窮卽通)이다. 무슨 일이나 시작하고 보면 해결이 보인다.

 매일신문사에 상 받아 공증된 것이다. 이 원고 그대로 책을 만드는 것이 원칙이다. 면지를 계산하고 있었다. 둘째 조카는 부산 동명정보대학교 교수를 하고 있었다. “작은 아버지 책 발간 하신다는데 아버지 사진 모아 드리겠습니다. 실어 주이소!” “그래.”라고 해놓고 저 바쁘다고 사진을 보내 주지 아니하였다. 한참 지나서 휴대폰으로 한 장, 한 장씩 보내었다.

 책을 발간한다고 밤을 새워 편집 중이었다. 사진원고를 한 장씩 이 메일로 받아 컴퓨터에서 다운받고, 제목 정하며, 복사하여 모으는데 자그마치 한 달을 모두 빼앗겨 버렸다. 고생은 고사하고 다운받다가 사진이 뒤집힌 것은 바로 세우고, 큰 것은 축소하고 쓸데없는 것은 잘라 내느라 밤이 낮이다. 그렇게 편집해 놓고 저장 잘못하다가 모두 날려 버리고 기막혀 하였다. 책 발간하려면 한두 가지 문제가 안 생기랴! 책 편집하고 배치하는데 재미 들여놔서 나중에는 저절로 이제 그것을 즐기고 있었다.

 책 발간하는 순간부터는 눈이 물러지고, 팔이 아프고, 돈은 자꾸 부풀려지고 있었다. 마음 고생하였다. 책 제목, 표지와 교정이 끝나고 있다. 논픽션 제목은 “가마솥에 뜸들인 눈물”이지만 「車城李公 덕숙전」으로 바꾸었다. 또 부록에 연보와 가계도를 첨가하였다.

 일일이 교정원고 가져다가 내용 확인하게 하고나니 엎드려 절 받기다. 대구-경주를 오르내리며 번잡하게 움직였다. 책이 발간되어도 코로나19로 인하여 출판기념회도 못하였다. 100여권 우송하고 나니 우편료가 많다.

 셋째형의 부탁을 잊어버리고 살았는데 매일시니어문학상도 받고, 기다린 5년이 지난해라도 발간하였으니 이제 마음의 짐을 벗어 다행이다.

(20210902.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