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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수필 3/미늘

(엽서수필 3) 미늘 113. 엽서수필 장르개발 1권 쓰다

엽서수필3 : 일흔셋 삶의 변명 “미늘”

113. 엽서수필 장르개발 1권 쓰다

이영백

 

 의자에 앉으면 글을 쓴다. 문학의 글을 쓴다. 어련히 수필가요, 논픽션가로 늘 쓰는 글은 수필이다. 수필에도 장르가 있다. 수필이라면 정격수필로 글의 길이를 기준하여 장르를 구분한다. 정격수필은 200자 원고지 25~30매 전후다. 시대가 발전하면 할수록 글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한다. 21세기에서는 장편소설은 잘 읽히지 못하며, 특히 짧다고 하는 시(詩)도 난해하여 환영받지 못한다. 그래서 수필의 장르를 개발하기로 작정하였다.

 흔히 수필은 문학사적으로는 서정수필로 그 길이가 길다. 21세기 젊은 독자를 위하여 짧은 수필을 많이 쓰고 있다. 서울에서는 “단수필(短隨筆)”, 마치 소설에서 단편소설처럼 쓰인다. 그러나 부산에서는 고유어인 “짧은 수필”이라 한다. 나는 대구에서 조금 이름을 달리 불리었으면 하고 작업을 시작하였다.

 대구에서는 좀 더 문학적 근접을 위하여 그 명칭을 “엽서수필”이라 정하였다.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 문학을 실천하는 글로 삼기 위함이다. 작가가 그런 작품을 많이 써야할 것으로 많이 부족하지만 시작하였다.

 엽서수필! 분류상 명칭을 그렇게 정한 것은 문학사적으로 수필을 21세기에 와서 “퓨전(fusion, 용해)수필”이라 부르기도 한다. 체험과 사유를 모두 녹여 넣었기에 융해한 짧은 수필인 것이다.

 좀 쑥스럽기는 하여도 먼저 책 제목을 「작은 소원 엽서에 적어」라 정하고 모두 108편의 엽서수필을 써 모았다.

 5부로 한정하였다. “제1부 늚이 삶, 늚이 문학, 제2부 엽서수필, 제3부 모정(慕情), 제4부 향수, 제5부 늚이 삶, 늚이 노래”로 정하고 각 부에 여러 편 엽서수필을 배분하여 한 권의 책이 되게 하였다.

 정격수필을 쓰다 200자 원고지 12~15장인 반으로 줄여 쓰기는 쉬울 줄 알았다. 결코 짧게 쓴다는 것은 군대대기를 버리고 꼭 필요한 어휘만 선정하여 짧게 서술하기에는 무딘 재주에 너무 힘이 들었다. 꼭 108편을 백팔염주 헤아리듯 완성하였다.

 감히 수필 쓰면서 최초로 시도하는 “단수필(혹은 짧은 수필)”을 대구에서 주창하는 “엽서수필”로 실천한다. 그 본보기로 엽서수필 1권을 썼다.

(20210904. 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