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엽서수필 2/4다마 계룡산

(엽서수필 2) 0. 4다마 계룡산

“4다마 계룡산

0. 40년 만에 시 오른 을 뒷산 계룡산』 글 시작에 부쳐

이영백

 

 어쭙잖게 시골 살다 만학도 늦바람(32)이 들어서 잘 다니던 교사직 8년을 헌신짝 버리듯 버리고 대구로 들어왔다처음에 천지분간도 못하고 ① 반야월 서호동에 두 달 살았다다시 ② 신암동(73시영아파트)으로 이사 오면서 새로운 직장 전문대학 행정7(부주사)을 받고 1981년 5월 1일부터 교무과 교무업무를 받았다그리고 그해 12월 15일에 장모님이 돌아가시고 사두었던 ③ 아파트(신천3동 구KBS입구청구고 동쪽)로 이사 하였다.

 대학이 생기면서 공채1기로 두 사람 뽑는데 선발되어 학장님이 잘 보아 주셨다한 명은 사흘 근무하고 사표내고 가 버렸다입사동기도 사라지고 혈혈단신이었다.

이 선생근무하기 힘들지 않나?”, “괜찮습니다.”

집 가까이 엠비씨가 있지요.”, “.”

그 엠비씨 곁에 검찰청 뒤로 올라가면 산이 하나 있어요그곳 정상에 체조 조례단을 내가 만들어 두었는데이 패찰을 가져가서 접착제로 잘 보이는 곳에다 기증패찰을 붙여 주세요기회 봐서 한 번 가보겠습니다.”

.”

 나는 정말 우연찮게 mBc 뒷산을 어렴풋한 새벽 다섯 시에 그 산으로 찾아 올라갔다. “으샤으샤!”하는 구호소리가 들리는 그곳에는 민망할 정도로 딱 붙는 옷을 입고 조례단에서 예쁜 여성이 체조를 가르치고 있었다.

 나도 그중 제일 끝에 서서 심심하여 체조를 흉내 내고 있었다체조가 끝나고 또 요란한 음악소리가 나면서 에어로빅을 시작하였다나는 부끄러워서 춤은 따라 하지 못하고 구경만 하고 있었다.

 이런 연유로 그 산을 처음 만나고 조례단에 기증패찰을 다는 것으로 나와 이별하고 말았다.

전문대학 교무행정이 복잡하였다전문대학이 되고 첫 졸업생이 나간 해이기에 아직 대학냄새가 안 나고전문학교냄새만 났다그것은 졸업성적증명서 등을 모두 전문학교 졸업생이 더 많이 찾아오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조금 세월이 지나면서 이 산을 찾아가는 기회가 생기고 차츰 이름도 찾고 집에서 가까워서 이제는 산을 오르는 친구로 변하였다.

(2020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