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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수필 2/4다마 계룡산

(엽서수필2) 4. 데크 로드가 기다리다

 

4. 데크 로드가 기다리다

이영백

 

 우리나라는 어디든 살기 좋은 나라이다. 어느 지역 어느 곳으로 찾아간들 곳곳마다 비탈졌던 길에 요즘 데크 로드 설치가 없는 곳이 없다. 지방자치제 운영으로 지자체마다 길 만들었고, 데크 로드를 설치하여 아름답다.

 우선 오르기도 전에 미관상 보기부터 좋다. 물론 젊은이들은 한꺼번에 두 계단씩 뛰어 오르니 그 용기 가상하나 불안하기 그지없다. 데크 로드에 주의하여 오를 것이다. 나이 들면 가로대를 잡고 천천히 오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비록 현재는 튼튼할지라도 무릎보호를 위하여 오래 걸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지자체 운영으로 여러 곳에 개발한 것은 좋으나 너무 난개발이다. 오히려 미관상 오래 보려고 하였으나 곧 삭아지고 세금 축내며 만든 것이 수리하여야 하거나 철거하고 대체할 처지가 올 것이다.

 데크는 방부데크목, 천연데크목, 합성데크목 등이 있다. 이 중에 공원에 설치되는 것은 합성데크목이다. 톱밥과 플라스틱을 섞어 압축한 나무무늬가 균일한 것이 그것이다. 가격이 저렴하고, 오일스테인을 바를 필요가 없기에 공원 등 야외시설이나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사용하고 있다.

 야싯골공원에도 초입마다에 비탈길이 있었는데 데크를 설치하여 무척 편리하다. 서른 계단을 오르고 뒤돌아보니 지표가 높아졌다. 시작부터 아카시나무가 어울려서 녹색으로 뒤덮여 있더니 이제 족제비싸리나무가 덮어서 무리를 지었다. 다시 쉰 계단 오르다가 멈춰서 올라야할 데크 계단을 치어다보니 일백서른 여 계단에 할머니 한 분이 퍼질러 앉아 숨 몰아쉬고 계신다. 나이차면 역시 숨차 오르니 이를 극복하고자 부지런히 걸어 오른다.

 이제 할머니 퍼질러 앉았던 중간지점에 올랐다. 그곳은 야싯골공원에서 곁으로 산기슭 흙길을 700m나 개발하여 둔 곳이다. 언젠가 걸을 것이다.

 어느 날부터 지속적으로 기다랗게 설치된 데크 옆으로 옛길인 흙길이 보였다. 왠지 옛 생각에 흙길이 좋아 보여 데크 로드에서 빠져나와 흙길을 걷는다. 그제 비가 온 후 흙길에 수분이 많아졌고, 여러 사람들이 걸어서 다져지고 차분한 흙길이 되어 걷기에 무척 좋다. 어느새 데크 로드에서 질투한다. 데크 로드로 돌아오라고 자꾸 손짓한다.

 오름 공원에 데크가 설치되어 보기 좋다. 긴 데크 로드가 나를 기다린다.

(2020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