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엽서수필 2/4다마 계룡산

(엽서수필2) 5. 숲속 "도트라지" 보이다

5. 숲속 “도트라지”보이다

이영백

 

 계단을 오르면 오른 만치 삶에 도움을 줄 것이다. 또 오른 만큼 내려가는 운동도 될 것이다. 생활하는 이곳 작은 구릉지 숲속을 오르면서 도트라지, 를 발견하였다. “도트라지는 경주말이다. 표준말로는 명아주. 또 다른 이름으로는 홍심려, 학정초, 연지채, 는쟁이, 능쟁이등으로도 불리고 있다.

 모시던 장인께서 장인고향 영양(英陽)에서 지팡이를 하나 구해 오셨다. 연약한 식물인 도트라지가 자라서 튼튼하고 훌륭한 지팡이가 되었다. 그 지팡이는 매우 가벼웠다. 이 지팡이를 청려장(靑藜杖)”이라고도 하였다. 명아주를 여()라고 하기 때문이다. 청려장을 짚으면 신경통과 중풍에 효험이 있어 노인들의 반려자다재질이 단단하고 가벼워서 근력이 약한 노인에게는 안성맞춤이었고, 표면이 도사 지팡이처럼 울퉁불퉁하고 아름다워 노인들에게 효도선물로 적격이었다.

 “연약한 풀이라고만 하여 지팡이가 될 수 없다하였다. 난 야싯골공원에서 그 도트라지를 뜯어다 확인시켜 주어도 못 믿겠다고 하였다. 특히 내 고향에서는 이른 봄에 어린잎을 뜯어다가 밥반찬으로도 활용하였다.

 지팡이는 우리 조상들이 오래 전부터 본인이 만들어 짚지 아니하고 쉰 살이 되면 자식들이 만들어서 짚도록 하였다고 전한다. 특히 쉰 살이 되면 아버지께 바쳐서 짚는 지팡이를 가장(家杖)”이라고 하였다. 이제 예순 살이 되면 마을(고을)에서 만들어 주는 것으로 “향장(鄕杖)”이라 하였다. 일흔 살이 되면 나라에서 만들어 주는 것으로 “국장(國杖)”이라 하였고, 여든 살이 되면 임금이 직접 내려 주는 지팡이를 조장(朝杖)”이라 하여 족보에도 기재하여 두었다.

 또 국장이상 지팡이를 짚고 나가면 그 고을 군수가 맞이하는 특혜를 베풀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하도 단명(短命)하여 오래 살지 못하였기에 그러한 대접을 받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나의 선대 중 한 분도 여든 두 살까지 수()하셨기에 궤장(机杖)”을 받았다고 기록하여 두었다. 그것이 큰 광영(光榮)이었다고 생각하였다. 오늘날 생활과는 많이 다르다.

 연약한 "도트라지"가 자라서 이렇게 훌륭한 지팡이가 되었다.

(2020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