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 남자, 맑은 날 우산을 써라
이영백
우산(umbrella)이라는 말은 라틴어로 그늘을 의미하는 움브라〔umbra, 그리스어 옴브로스(ombros)〕에서 나왔다.
나는 여러 글에서 강조한 적이 있다. 세상의 남자라면 첫째, ‘돈’을 꼭 가지고 다녀라. 둘째, ‘거짓말’을 선의(善意)로 활용하여라. 셋째, 비, 햇볕, 자외선을 막기 위해 ‘우산’을 꼭 가지고 다녀라. 남자는 돈, 거짓말, 우산 등 이 세 가지가 꼭 필요하다.
우산은 비를 막고 햇볕을 가리기 위해 이제까지 발전하여 왔다. 대오리 살에 기름종이 바른 ‘종이우산’, 비닐을 씌운 ‘비닐우산’, 쇠로 만든 살에 방수 처리한 헝겊을 씌운 ‘박쥐우산’으로 이는 펼쳐진 모양이 마치 박쥐가 날개를 펼친 모습과 같다고 해서 ‘박쥐우산’ 또는 ‘편복산(蝙蝠傘)’이라 하였다. 또, 오늘날 다니기 편하게 살과 대를 2~3단으로 접을 수 있게 만든 ‘접이우산’도 있다.
아버지는 농사지으면서 목수를 하셨다. 일상생활 용품을 여러 가지로 손수 만들어 사용하였다. 마당비, 소쿠리, 쟁기, 지게, 멍석, 방석, 베틀, 물레 등이 그것이며 특히 비를 피하기 위해 우산도 만들었다. 그러나 이들 중 가장 졸작은 아마도 우산이었다. 우산살이 네댓 개뿐이어서 벙거지가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비 오기에 아버지가 내어주신 우산을 반갑게 쓰고 학교에 갔다가 친구들의 비웃음에 망신당하였다. 그 후 집에서 만든 아버지우산은 사용하지 않았다. 차라리 비료포대기를 꾸겨 덮어쓰고 다녔다.
21세기가 되면서 패션에 속한 우산이 이제는 강렬한 자외선 방지를 위해 날이 맑아도 남자가 반드시 소지하는 ‘자외선우산’이 필요하다. 나는 책과 함께 늘 맑은 날이라도 이 우산을 가방에 챙겨 다닌다. 검은 우산이다.
이제 21세기 남자 패션 중에 맑은 날에 사용하는 우산을 반드시 써라. 맑은 날 우산을 쓰면 처음에는 낯설어 이상스럽게 바라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이상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잠시다. 맑은 날 대프리카 대구에서는 강한 자외선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자외선우산을 쓰고 다니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제부터는 비록 남자도 생활화하여야 할 것이다.
우산은 여성들의 패션도구로 사용하였으나 햇볕을 가리는 양산(陽傘)이 있기도 하였다. 갈수록 강한 자외선이 발산하니 비가 오지 않은 맑은 날 남자라도 ‘자외선우산’을 적극 권하고 싶다.
남자가 맑은 날 우산 쓰면 핵우산만치 효용이 클 것이다.
(20200712)
'(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 > 늚이의 노래 1'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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