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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늚이의 노래 1

(엽서수필) 93. 이목 끌다

93. 이목 끌다

이영백

 

 흔히 세상에 직업을 갖고 살아가는데 어려움이 많다. 한 가지는 너무 남의 주의나 시선을 끌어 괴로운 이목(耳目)집중의 경우이며, 다른 한편은 너무 남이 알아주지 않아서 자기평가가 떨어지는 경우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세상을 사는 데는 서로 장단점이 존재할 수밖에 없으므로 적당히 중용(中庸)을 취하며 살아갈 일이다.

 초짜선생으로 발령이 났다. 본래 그 자리는 여선생님 TO이었다. 학년 당 한 학급뿐인 소규모학교에서는 그 구성원 발령을 교육청에서 잘 내주어야 하였다. 나는 5 1일자 중간발령으로 그 규칙대로 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교장, 교감(2학년), 교무(최고경력자, 3학년), 선생(4학년), 여선생(1학년), 경력자(56학년) 등으로 마치 정해진 발령이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였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기념식에 행사 곡 연주와 운동회 때 무용지도였다. 남자선생이 이를 모두 하게 되니까 저절로 이목이 집중되었다.

 해안가 부대 소대장과 대화하였다. 소대장 이야기로 울진부근초소근무였는데 소위로 소대장 발령이 나자말자 그 주변 다방에 다니면서 자기 근무지 전화번호를 많이 알려주어 민간전화가 막 쏟아지게 하였다고 하였다. 어찌 그럴 수 있느냐고 하니까 자기를 아는 사람들이 주변에 엄청 많다는 것을 상사나 부하로부터 알게 하기 위해서 그랬다고 하였다. 요즘말로 자기 PR이었다. 이렇게 이목을 집중시켜서 나중에 큰 변이라도 당한다면 그때는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대략난감 하였다.

 시골로 교사발령이 났는데 3월 중순이면 가정방문이 있었다. 여선생님과 함께 가정방문을 다니면 알게 모르게 소문 아닌 소문으로 이목이 집중되었다. 참 난처한 이목을 집중 받았다면 그때는 어려워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느 곳, 어느 때나 항상 자신을 낮추고 조심하는 것뿐일 것이다.

 직장을 바꾸어 대학 봉급생활자로 있었다. 이는 매년 근무평정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면 승진을 할 수 없어 고민이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업무처리에서 좋은 아이디어로 실시하여 이목을 집중 받아야 할 것이다. 그렇게 노력만 하였다면 앞으로 직장생활에서는 앞날이 튼튼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늘 이목에는 본체와 그림자가 있게 마련이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은 것이 돌아가면서 자기 업무를 향상시키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다. 까딱 잘못하면 자기 자랑밖에 안 되기 때문에 조심하여할 일이다.

 이목을 잘못 끌면 낭패를 당한다. 이목의 그림자를 늘 기억하여야 한다.

(2020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