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늚이의 노래 1

(엽서수필) 90. 뿌리 찾는 사람들

90. 뿌리 찾는 사람들

이영백

 

 대전에는 뿌리공원이 있다. 현대에 이르러 자기 성씨(姓氏)와 본관(本貫)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알게 모르게 성씨로 인하여 자부심과 열등을 스스로 심어서 살아오고 있다. 원래 성()은 모계제 사회의 흔적으로 어머니의 출신지를 가리키는 것이고, () 출생한 뒤 아버지와 함께 살던 곳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현대는 희석되어 성()만 사용한다.

 뿌리란 무엇인가? 흔히 현대에 와서 미국작가 알렉스 헤일리(Alex P. Haley, 1921~1992)가 쓴 뿌리(Roots) : The Saga of American Family (1976)가 미국사회의 TV를 타면서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세상의 이()씨 성이 많다. 이 씨의 기원은 무엇인가? 중국의 노자(老子)가 최초로 가진 성이었다. 노자는 춘추말기시대 사람으로 현자(賢者). 성은 이씨요, 이름은 이()로 자는 담()이다. ()나라 고현 여향 곡인리(曲仁里)에서 태어났다. 이때 오얏나무李木아래에서 탄생했기에 오얏을 의미하는 이()가 성이 되었다고 전한다.

 우리나라 이씨의 유래는 조금 허황된 전설 같은 것이다. 왜냐하면 원래 우리나라 사람들은 성이 없었다. 삼국시대 가장 부유한 신라에서 성을 최초로 만들어 사용하게 되었다. 신라초기에는 급량부(及梁部)이씨로 불려오다가 고려에서는 계림(雞林)이씨, 월성(月城)이씨 등으로 불렸다. 근세조선시대에 들어와 월성이씨, 경주이씨로 불리었다. 근조 말에는 월성이씨와 경주이씨로 혼용하였다.

 나의 본관은 차성(車城)”이다. 차성지명은 고조선 삼한시대에 거칠산국(居漆山國) 갑화양곡(甲火陽谷)”이었다. 신라 22대 지증왕 6(서기 505)에 현()이 되었다. 35대 경덕왕 16 2(서기 757)에 현대지명화로 기장(機張)과 동시에 일명 차성으로 개칭하여 기장현이 되었다. 현재는 부산광역시 기장군이 되었다.

 차성이씨는 시조를 () 혹은 계릉(季陵)”으로 모시고, 자는 경지(涇之) 혹은 복주(復周), 호는 조은(釣隱)이다. 신라 문성왕 2(서기 840) 출생하여 신덕왕 4(서기 915)에 졸하였다. 차성에 살면서 김명소(金明所)가 위해하였으므로 이를 평정하여 국난평정공신차성군(車城君)”으로 봉작되었다. 벼슬은 신라 성주장군으로, 상서사(尙書事)에 오르고 증 공조전서 후벽상공신으로 보국상 대장군 충숙공(忠肅公)이다.

 뿌리를 뿌리로 찾는 것이 아니라 자아 정체성(ego-identity)으로 찾는다.

(2020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