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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늚이의 노래 1

(엽서수필) 91. 나의 정체성

91. 나의 정체성

 이영백

 

 사람으로 태어나서 가끔 멍 때리고 사는 경우가 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은 왜 살아가는가? 사람이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인가? 결과적으로 너무나 많은 화두(話頭)를 발화하고 그 답을 찾지 못하며 꾸물대고만 있다. 내 그럴 줄 알았다 그러다가 죽었겠지.

 고교를 2년 늦게 다녔다. 1968년 입학하고 얼마 되지 않은 봄 교정에 큰 나의 밝힘이라는 석비(石碑)를 세우고 건립 고유제하는 것을 보았다. 왜 이런 비를 건립하는가라고 좀 낯설게 생각하였다. 물론 제자(題字)에는 큰 나의 밝힘이었다. 비문 속에는 나란 나의 힘으로 생겨난 내가 아니다. 나란 나만으로서 있을 수 있는 내가 아니다. 나란 나 만에 속한 내가 아니다.”라고 돌에다 새겨 두었는데 깊은 뜻도 모르고 외었다.

 그러면 나란 무엇인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가지게 되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것이 해답일 것이다.

 나는 세상의 인간이다. “()”이란 모양을 가진 인간남자다. 그러면 나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나가 되었는가? 나는 무슨 성분으로 이루어졌는가? 살과 혈액, 그리고 뼈와 근육, (몸과 머리털 등), 수분과 음식물의 소화된 것 오물 덩어리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보이는 것을 제외하면 물론 사람의 마음도 성분이겠지. 바로 선과 악이 포함될 것이다.

 또 인간으로서 어디, 무엇에 속하고 있는가. 위치적 소속이 어디인가? 출생은 경상북도 경주다. 넓게는 지구에 살며, 아시아, 동북아, 대한민국 어느 지역 시민에 속한다. 또 혈연적 소속은 무엇인가? ()가 성을 가진 차성(車城)”이라는 본관을 가지고 태어났다. 호군공파 40() ()자 항렬을 받았다. 가족적으로는  휘수상(壽祥)  경주최씨 휘두봉(斗鳳)의 다섯 번째 아들이다. 형 네 분은 정백, 성백, 평백, 원백이요, 누나 다섯 분은 일출, 해출, 윤출, 순출, 종출이다. 뿐만 아니라 직업적으로는 최초로 대한민국 별정직 공무원 초등학교 교사, 사립전문대학 일반 행정 7(부주사)에서 3(부참여)으로 퇴직하였다. 문학적 소속으로 대한민국 한비문학회 수필분과에 2018~2019, 2020~현재 등 연속으로 분과회장과 회원으로 존재한다.

 나란 무엇인가? 나의 밝힘에도 누구인지 모르는 것이 나의 정체성이다.

 인간은 왜 태어나 살아가면서 고행을 하는가? 종교인도 아니며 보통 사람으로서 화두는 가당찮다. 나는 누구이며 과연 나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2020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