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856.힘Hymn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종교를 모르면서 교회를 다닌 적이 있다.
하도 배고프고, 공책 한 권, 지우개 한 개가 필요한 시절이었다.
6 ․ 25 전후세대에게는 그렇게 배고프고 부족한 것이 많았다.
들판 속 외딴 곳에서 나서 자라며 사하촌 초등학교를 다녔다.
고향에는 교회가 두 곳이 있었다.
장로교회와 침례교회가 그것이다.
새벽 네 시가 되면 동해남부선 부산 첫 기차가 지나가는 시간이다.
네 시는 시계도 없던 시절에 보조 시계였다.
가장 먼저 증기기관차가 칙칙폭폭 소리가 울렸고,
이때를 맞춰 장로교회에서 교회 종소리를 땡~땡~ 울리면
곁에 있던 침례교회에서도 종소리를 뎅~그랑~ 땡, 땡 울렸다.
불국사 사하촌 구정동에 사는 친구가 나를 꼬드겼다.
교회에 가면 구호물품을 얻을 수 있다고 가자고 자꾸 꼬드겼다.
높고 낯선 교회 문을 처음 들어서던 날.
교회 먼저 다니던 친구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곧 크리스마스가 온다고 연극 배역을 주었다.
우선 먼저 주기도문을 외우라고 적어 주고,
찬송가인 두터운 힘Hymn* 한 권을 주었다.
그리고 신약성서 한 권도 내 손에 들리어졌다.
그날부터 크리스마스가 지나가가려면 꼬박 한 달을 다녔다.
찬송가책을 펴고 못 부르던 찬송가를 따라 불러댔다.
(청림/20100. 20180304.)
*힘Hymn : (기)찬송가讚頌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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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숲힐.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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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교육대학원 교육학석사/○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수필과지성문학회 부회장/○한비문학회 수필분과 회장
●제6회 한비신인 대상 수상(2012년 12월)
●LH ․ 여성동아 공동 에세이 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 특선 수상(2016년 7월)
●제10회 한비 작가상 수상(2016년 11월)
●DGB 50주년 스토리공모전 우수상 수상(2017년 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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