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129. 석비石碑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세상에 핑계 없는 무덤 없다 하였는데,
사람 나고 죽으매 그 무덤 만들어진 사유가 없을 손가?
사람 낳고 돌하고 학교 다니고 공부함은 통과의례通過儀禮이겠지만,
저마다 삶의 흔적 남기고 싶음이 인간인지라.
누구든 무덤 앞에 버젓이 돌에다 무언가 남기려 할 것이었네.
일자무학一字無學하신 아버지께서 유언을 남기셨네.
내 무덤 앞에 돌비 하나 남겨 달라 하셨네.
무엇이 어려운가?
열 자식이 돈 모으고, 자료 찾고, 공역하고, 비문 초안하고,
교열 부탁하면서 평생을 요약하는 시부詩賦 한편 얻으면
세울 수 있는 석비石碑*가 될 터인데,
열 형제 의논하니 종백씨도 동참하여
큰 일하는 김에 할아버지 만호학행曼瑚學行 묘역에도 함께 이루자시네.
종백씨의 뜻을 받들어 조부 ․ 조모 묘정 앞에 석비도 세우려 하였네.
양 비문 초안은 나에게 맡겼네.
달포 동안 몸살을 앓아가면서 공무公務 속에서 밤새워 작성하였지.
제자題字를 부탁하고, 본문을 문학박사에게 교열校閱을 당부하니
예芮박사 왈 초안이 잘 되었으니 손 댈 것도 없고,
받은 수고비조로 시부 한 편을 붙임세.
힘쓴 김에 아버지 ․ 어머니 비문 초안도 하고 시부까지 곁들여서
할아버지 ․ 할머니 석비와 함께하여 고유제告由祭를 올렸네.
(청림/20100. 20160224.)
*석비石碑 : 돌로 만든 비. 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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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호학행 - 차성이씨 호ㅜ군공파 38世 휘응조 - 조부모묘역 석비
*송명거사 - 차성이씨 호군공파 39世 휘수상 - 부모묘역 석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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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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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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