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128. 석별惜別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또렷한 기억으로 헤어진 것이 몇 번이었더라?
인간으로 내려서
가장 애틋하게 별리別離한 분이
아버지요, 어머니였더라.
아버지 일흔 여섯이었지만 나는 겨우 스물다섯이었네.
아무런 술 한 상 차리지도 못하였고,
겨우 직장 따라 총각으로 바닷가에 교사하고 있었네.
아버지 아무런 세상 가르침도 주지 않고 가 버리셨네.
석별惜別*의 말 한 마디도 남김없이 사흘 감기하시고 가셨다네.
정신 차려서 어머니 찾으니 아버지 뜻 어겼다고 돌아앉으시네.
그 뜻 아무것도 아닌 열자식 막내가 결혼하는 것이라는데,
그렇게 쉬운 뜻도 못 받들었으니 불효不孝라 한다네.
이듬해 허무에서 어머니 뜻을 이어받아 결혼 하였지.
어머니 반겨 주시며 손자를 바라셔서 낳아드렸지.
어머니, 세상에 열 번째 막내자식이 시키는 대로 다 하였으니
손자 안아 보시고 즐겨 하시며 마지막 당부 또 하시네.
이제 손자든 손녀든 하나만 더 낳아라 고 하셨지.
공무원은 살기 어려워 안 된다고 하였더니
아무런 토 달지 말고 유언遺言처럼 남기셔서 그러마고 약속드렸는데
둘째 출산 전에 뭐 그리 바쁘셔서 정월 초사흘에 돌아 가셨지.
준비도 덜 된 상태에서 아버지 돌아가시고 꼭 3년 만에
‘이제 네 아버지 만나러 간데이.’라 남기시고 두 눈을 감으셨네.
석별의 두 눈 감으셨네.
(청림/20100. 20160223.)
*석별惜別 : 이별하기를 애틋하게 여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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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나의 어머니 : 경주최씨 松磎堂 斗鳳(1906.2.16.~197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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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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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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