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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청림/20100산문시-ㅅ)1126.석류石榴

청림산문

1126. 석류石榴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1987124일에 이사하여 살아오는 집에서

아침마다 대문열고 밤새 골목의 공기를 맞이한다.

대문 남쪽으로 앞집 대문이 붙어 있고,

앞집 대문 위에 석류石榴*나무 한 그루가 주인과 함께 공존 하고 있다.


그날도 대문을 나서는데,

석류화石榴花가 피었다가 약한 놈은 떨어졌네.

석류화가 골목 바닥을 수놓았다.

밟히면 터지고, 쓰레기가 되기에

깨금발로 내딛어 그 광경을 남겨 두고 지나갔다.


나도 모르게 시간은 흘러 계절을 느끼면서

석류꽃이 떨어지고 녹색 잎 속에 붉은 열매가 익어간다.

밑에서 가만히 치어다보아도 입맛이 시다.

앞집 석류가 처자 뺨처럼 발갛게 익어 간다.


시간이 더욱 지나면서

석류 열매는 이제 익다 못해 터 벌어지고 있다.

석류 열매는 익다 못해 이제 단물을 만들어 엉기고,

기어이 흠씬 농익어서 본성을 드러내고 말았네.


그놈 잘 익은 석류 하나 따 먹어보았으면 생각하고 대문을 나서는데,

그날따라 잘 익은 석류가 어찌하여 골목길에 하나가 툭 떨어져 있네.

주워서 터 벌어진 사이로 석류 알갱이를 보는데

그만 입 속에 침이 흘러나와서 나도 모르게 베어 물었다.

잘 익은 석류, 농익은 처자처럼 맛을 보고 말았네.

(청림/20100. 20160221.)

*석류石榴 : ①석류나무의 열매. ②석류나무 열매의 껍질. 한방에서 설사 ․ 복통 등을 다스리는데 쓰고, 촌충구제 약으로 씀. ③떡의 웃기의 하나. 찹쌀가루를 반죽하여 붉게 물들여서 석류처럼 만들어 기름에 지져 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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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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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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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출처 : 청림/20100/수필가 이영백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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