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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의 신라 천년의 전설

[스크랩] 신라천년의 전설(55)도화랑과 비형랑

ʊ이야기와 도시(n) - 新羅千年의 傳說

 

55. 도화랑(桃花嫏)과 비형랑(鼻荊郞)

푸른 숲

cheonglim03@hanmail.net

 

 신라(新羅) 제25대 진지왕(眞智王)이 즉위한 것은 약 1400여 년 전이다. 왕(王)의 성은 김씨(金氏)요, 왕비(王妃)는 기오공(起烏公)의 딸 지도부인(知刀夫人)이었다. 즉위한지 4년 만에 정치가 어지럽고 국민은 걱정 속에서 지냈다. 이보다 앞서 사량부(沙梁部)의 서녀(庶女)가 얼굴이 고와서 모두 도화랑(桃花嫏)이라고 불러 왔다.

 진지왕(眞智王)은 대단히 호색가(好色家)이었으므로 이런 소문을 듣고 도화랑(桃花嫏)을 궁중으로 불러 들여 동침(同寢)을 청허거늘 도화랑(桃花嫏)이 이르되,

“여자가 지켜야 할 것은 두 남편(男便)을 섬기지 않는 것이며, 여자의 보배는 정조(貞操)이오라. 어떠한 권세라도 이를 빼앗을 수 없사오니 위엄하신 임금님의 뜻을 거역하기는 황공하오나 남편 있는 계집으로 어찌할 수 없나이다.”

하고 거역하였다.

왕(王)이 가로되,

“정말 그렇다면 네 남편(男便)이 죽고 나면 내 말을 듣겠느냐?”

“그리하겠나이다.”

 그리고 그 당시 변을 면하고 집으로 돌아 왔다.

 진지왕(眞智王)은 정란(政亂)으로 폐하게 되자, 얼마 있지 않아 돌아가시었다. 그 후 2년 만에 또 도화랑 남편도 돌연 병으로 죽었다. 남편 죽은 지 열흘 되던 날 밤 진지왕(眞智王)이 생시(生時)와 같이 여자의 방에 찾아와서 이르기를,

“이제는 네 남편이 죽고 없으니 전일 나에게 약속한 대로 내 말을 들어라!”

생시와 조금도 다름없는 왕의 모습과 같은 음성이었다. 도화랑은 가볍게 허락하지 않고 부모님에게 고하니 그 부모가 이르기를 임금님의 말씀을 어찌 어기랴하고 그 딸로 하여금 방에 들어가게 하여 7일간을 모셔 머무르매, 그 동안 도화랑의 집에는 항상 오색(五色)구름이 집을 덮고 향기가 방 안팎으로 가득하더니 7일 후, 홀연히 왕의 자취는 없어지고 구름과 향기도 사라져 버렸다. 도화랑은 그 후 차차 몸이 무거워지면서 달이 차면서 천지(天地)가 진동하고 서기(瑞氣)가 도는 가운데 한 남아(男兒)를 낳았으니 이름은 비형(鼻荊)이라고 불렀다. 그 당시 임금이 이 사실을 듣고 궁중에 데려다가 길렀다.

 

참고 자료

○ 비형랑(鼻荊郞)

 김비형(金鼻荊, 581년∼?)은 진지왕(眞智王)의 아들로, 진평왕(眞平王) 때의 인물이다.『삼국유사』에 따르면, 비형(鼻荊)은 진지왕(眞智王)이 사량부의 미인 도화부인(桃花夫人)과 사통하여 낳은 자식이다. 579년에 진지왕(眞智王)은 도화부인을 불러 후궁으로 삼으려 했다. 그러나 도화부인은 남편이 있다며 거절하였다. 그 해 진지왕(眞智王)은 폐위되어 죽었다. 2년 뒤인 581년, 도화부인의 남편이 죽자 진지왕(眞智王)의 귀신이 도화부인에게 나타나 사통하였다.

 이 이야기를 듣게 된 진평왕(眞平王)은 비형(鼻荊)을 불러 궁중에 살게 하고 15세 때 집사(執事) 벼슬을 주었다. 그런데 비형(鼻荊)은 밤마다 궁궐을 빠져 나가 밖에서 놀았다. 이에 왕은 병사들을 파견해 지켜보게 하니, 비형(鼻荊)은 귀신과 놀고 있었다. 이에 왕이 비형(鼻荊)을 시켜 강에 다리를 놓게 하니 하룻밤 사이에 다리가 완성되었다.

 하루는 진평왕(眞平王)이 비형(鼻荊)에게 묻기를, 귀신 중에 정사(政事)를 도울만한 자가 있느냐고 했다. 이에 비형(鼻荊)은 길달(吉達)을 추천하였다. 당시 각간(角干) 임종이 자식이 없어 왕은 길달(吉達)로 하여금 임종의 양자가 되게 하였다. 임종은 길달(吉達)을 시켜 흥륜사(興輪寺) 남쪽에 문루(門樓)를 짓게 하고, 길달(吉達)이 거기에서 밤마다 자니, 사람들은 이를 길달문(吉達門)이라고 불렀다. 어느 날 길달(吉達)이 여우로 변해 도망치니 비형(鼻荊)이 귀신을 시켜 이를 잡아 죽였다. 이후로 귀신들이 비형(鼻荊)을 두려워하여 모두 달아났다.

이에 당시 사람들이 비형(鼻荊)을 우러러 노래를 지어 불렀다 한다.󰃁

(푸른 숲. 2013.01.13.)

출처 : 푸른 숲/20100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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