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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수필 3/미늘

(엽서수필 3) 미늘 5. 진실의 앞에서

 

엽서수필 3 : 일흔셋 삶의 변명 “미늘”

5. 진실의 앞에서

이영백

 

 사람 사는데 여러 가지 방법으로도 실험하는가 보다. 그대는 평생 삶을 진실 되게 살았는가? 그렇게 질문한다면 스스럼없이 한 점 부끄럼 없이 그렇다고만 말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나의 바른 진실이기 때문이다. 설령 남이 그것을 알아주지 아니한다고 하여도 애 답다울 것이 없다. 늘 진실하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진실의 거울 앞에서도 그렇다.

 진실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가? 사실은 삶에서 모든 욕심을 버리고 내려놓았다면 그것을 진실로 믿어도 좋을 것이다. 너무 진실하면 사람들이 잘 믿어주지를 않을 수도 있다. 그것을 알려 주는 방법은 처음부터 가르쳐 주지 아니하였다. 함께 지나다보면 저절로 그 사람이 진실하였다는 것을 느꼈을 테니까. 그러나 그렇게 해도 사람들은 속고만 살다보니 진실을 진실로 확 믿어 주지 않을 것이다. 오로지 지속적으로 진실을 저절로 보여 지도록 노력할 뿐이다. 나만이 계속 노력할 뿐인가 보다.

 진실 그것은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일 것이다. 짐승이 무엇으로 진실하다고 그 무엇으로 답할 것인가? 일부 사람들은 진실인 것처럼 너무 과대 포장하여 쉽게 믿도록 만드는 기술들이 판치고 있기에 사실 진실을 잘 믿으려고 하지 않는 습성이 있을 뿐이다.

 오로지 사람 삶에서 믿어지도록 살며, 그렇게 지나가야만 인정할 것이다. 삶의 진실만 내 세운다고 주장하여도 믿지 않을 사람이 오히려 더 많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내 마음 속의 진실을 끄집어내어 보일 수 있을까? 실로 답답한 마음은 나도 같을 뿐이다. 진실, 진실을 진실로 말한다고 해서 100% 믿어주지 않으니 사람의 마음은 정말 진실로 알 수 없다.

 더욱 진실을 보여 주기 위하여 모두 벗었다. 싹 벗었다. 그러나 진실이 피멍든 것도 아니면서 겉으로 나타나지 않으니 이 또한 괴변일 뿐이지 않겠는가? 의심만 더 늘어갈 뿐이다. 정말 내 속을 어떻게 까뒤집어내 보일 수 있을까? 진실은 오로지 내 쌈지 속에 감추어둔 마지막 양심을 탈탈 털어 세상의 너른 평지에 늘어 둘 수밖에 없다. 나는 오로지 진실만을 위해 살았다고. 쉽게 손바닥 뒤집듯 하면 더 의심만 살 것이다.

 차라리 거짓이라고 말해 버릴까? 참지 못하고 진실로 진실만 말할까?

(20210227. 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