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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수필 3/미늘

(엽서수필 3) 미늘 2. 즐거움 앞에서

엽서수필3 : 일흔셋 삶의 변명 “미늘”

2. 즐거움 앞에서

이영백

 

 사람에게 즐거움이 있다면 과연 무엇을 할까? 그 즐거움을 계속하는 것으로 즐거움을 만끽할 것이다. 인생에 돈이면 무엇 하랴. 건강이 없으면 모두가 사라진다. 우리나라 재벌 1, 2위 사람들이 돈이 없어 죽었던가?

 인생에서 즐거움이란 무엇인가? 젊은 남성으로서는 경국지색의 미에 빠질 것이고, 젊은 여성으로서는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릴 것이다. 그러면 그것이 인생의 즐거움이 끝일런가? 곰곰이 생각해 보아도 즐거움이란 짧게 보아서는 남녀가 화합하여 극치를 느끼는 것은 수초 동안에 불과할 뿐이다. 크게 보아서 지속적 즐거움이란 남을 기쁘게 하여 자손대대로 칭송받고 전해지는 그것이야 말로 인생에서 가장 큰 즐거움이 아닐까?

 맹자(孟子)는 인생의 세 가지 즐거움〔三樂〕으로 첫째, 부모형제가 무고한 것이요, 둘째, 하늘 우러러 부끄럼 없는 것이요. 셋째, 천하의 영재를 얻어 교육하는 것이라 했다. 정말 성인군자들의 즐거움이란 부모형제를 생각하고, 수치심, 교육하는 것뿐이라고 하였든가? 그 즐거움이라는 것이 너무 진부할 것이다. 21세기 젊은이들이 추구하는 즐거움은 게임일 것이다.

 나의 인생에서도 즐거움이 없었을까? 남에게 비굴하지 않는 것, 먹는 것에서 즐거움, 태어나 살았다는 증거라고 말하고 싶다. 인간이 가장 더러운 것은 강자가 약자에게 굴복하라고 강요하는 것일 것이다. 인간이면 스스로 삶을 풀어가도록 서로 도와주고 칭찬하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먹고 살아야 좋은 일도 베풀고, 즐거움도 알 것이다. 다음으로 인간은 모두 죽는다. 살아서 좋은 일하고 흔적을 남기는 것이 큰 즐거움일 것이다.

 인생삼락은 절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첫째, 진실, 둘째, 하고 싶은 일 하고 살기, 셋째, 명예를 높이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진실에서 가장 기쁘고, 제 하고자 하는 일 하는 것만큼 더 기쁜 것이 어디 있으랴. 게다가 하는 일이 명예를 얻을 수 있다면 살아서 정말 가장 기쁨일 것이다.

 인생에 희로애락이 있다. 이 중에 낙은 즐거움이다. 글 쓰는 것도 가르치는 일도 나에게는 즐거움이다. 즐거우니까 남이 말려도 계속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가장 즐거움은 남을 칭찬함에도 있다. 칭찬하면 고래도 춤춘다.

 나에게 즐거움은 종일 글 쓰는 일이다. 그것이 즐거움 앞에 있다.

(20210221.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