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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수필 2/4다마 계룡산

(엽서수필 2) 118. 4다마 "계룡산"을 탈고하면서

 

“40년 만에 다시 오른 마을뒷산 계룡산”

118. 4다마「계룡산」을 탈고하면서

이영백

 

 글 쓰면서 한 고비를 넘는다. 마을 뒷산, 계룡산을 오르내리면서 인생을 얽어 살아왔다. 누가 물어왔다. “계룡산에 대하여 무슨 글을 그리 오래 쓸 수 있느냐?”고. 사실 그랬다. 처음 시작할 때는 막연하였지만 글 쓰고, 산 오르고 하다 보니 참 인생을 알아버렸다. 살았던 인생을 알았다.

 수필은 묘하다. 지난 삶을 돌아보아도 좋고, 현재를 탄하여도 좋을 것이다. 사람 살아가는데 흔히 자기 고생을 글로 쓰면 책이 몇 권이나 될 것이라고 장담하면서도 평생 책 한 권 못 쓰고 죽고 말았다. 쓸 수 있으면 글로 표현하라. 그리고 책도 만들어 후손들에게 유훈처럼 전해 주라. 내가 그렇게 살았다고. 글을 쓰면 그렇게 살아왔던 흔적이라도 남을 것이다.

 “40년 만에 다시 오른 마을 뒷산 계룡산”을 줄여서 “4다마 계룡산”이라고 하였다. 이렇게 써 놓고 보니 이 또한 재미있지 아니한가? 이제 계룡산 글을 모두 탈고한다. 글은 미리 한 편씩 써 두고 그 날짜에 맞추려고 0시 0분에 글을 올리던 일이 몇 날 며칠이었든가? 그렇게 흐른 날마다 내 딴에는 새로운 장르개발로 “엽서수필”이랍시고 글을 올렸다.

 이 글까지 118편으로 산을 내려온다. 마치 지루한 장마처럼 느꼈지만 결코 지루하지 아니하였다. 글을 쓰는 순간부터 써두고, 다시 교정하고, 혼자 좋아서 껄껄 웃은 적이 몇 번이었든가? 어떨 때는 글을 올려놓고 보니 어휘 하나가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모두 고쳐 쓴 적도 여러 번 있었다.

 글은 항상 두렵고, 세상에 알리려고 할 때는 조마조마하다. 그리고 짧은 글, 엽서수필은 쓰기 쉽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글이 짧다고 결코 글쓰기가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짧은 글이 더욱 요약적이다. 구성부터 주제로, 문단으로 조목조목 따진다면 쓰기가 더욱 고통스러울 뿐이다. 어찌 글쓰기가 저절로 될 수 있는 문제인가? 많은 고민에서 한 편의 글을 조심스럽게 내어 놓을 뿐이다. 늘 처음처럼 글을 조심스럽게 쓴다.

 엽서수필 3권에는 “일흔셋 삶의 변명, 미늘”이라는 책이름으로 시작한다. 인간으로 이 세상에 온 것이 고기처럼 미늘에 내가 걸리었다.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엽서수필 제3권에서 삶을 더욱 혹독하게 발표할 뿐이다.

 1권, 2권에서, 3권을 시작한다. 처음처럼 다시 글쓰기를 시작한다. 안녕?

(20210218.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