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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늚이의 노래 1

(엽서수필) 106. 바람과 구름과 비

106. 구름과 바람과 비

이영백

 

 세상은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 하나도 없다. 하물며 자연의 이치는 더욱 그렇고, 또 묘하다. 사람에게는 음양(,)이 있어 후손을 퍼뜨린다. 자연은 이 또한 구름과 바람과 비가 있어 만물이 만나고 생성된다. 어찌 누가 가르쳐 주어서 세상이 만들어졌겠는가. 인간으로서는 현실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의 오묘함에 저절로 고개를 숙이고 숙명적으로 받아들일 뿐이다.

 인간이 최초로 광야에서 벌거숭이로 태어났다. 구름 일고 바람이 불어 비를 만들면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라 비 맞아 저절로 몸 씻길 줄만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어찌 몸만 씻고 살 것인가? 추워지면 몸 피신할 나무 밑, 굴이나 아니면 머리 써서 몸 숨길 곳 혈거(穴居)를 만들 것이다. 자연은 구름이 모여 바람을 일으키고, 운집(雲集)에서 비를 내려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마실 물을 제공하였을 것이다.

 첫째, 구름은 작은 물방울이나 얼음 알갱이가 많이 몰려서 대기 중에 떠 있다. 수증기를 포함한 공기가 높이 올라가면 주위의 기압이 낮아져 부피가 커진다. 이로 인하여 공기온도는 낮아지고, 기온이 이슬점 아래로 내려가면 수증기는 응결된다. 응결된 수증기는 작은 물방울이나 얼음 알갱이가 되어 일정한 곳에 몰려서 구름으로 만들어진다. 이 또한 구름은 습기를 가진 공기 덩어리가 높이 올라갔을 때 생길 것이다.

 둘째, 바람의 분포는 기압의 분포와 밀접하다. 지표 부근에서 바람은 보통 저기압과 고기압의 주변부에서 분다. 저기압의 경우 북반구에서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불고, 남반구에서는 시계 방향으로 분다. 고기압 중심의 풍계는 위와 반대 방향이다.

 셋째 비는 많은 양의 구름물방울이 모여 빗방울로 떨어진 것이다.

 우리는 구름과 바람과 비가 저절로 주어지는 것처럼 막연히 알고 있었겠지만 사실은 인간이 살아가기에 적당한 구름이 만들어졌다. 또 적당한 바람이 불어주어 마침내 삼라만상이 필요로 하는 빗물을 만들어 너른 지구 위에 뿌려 주는 것이다.

 물론 때에 따라 비가 없을 때도 많다. 예전에는 하늘이 비를 주지 않는다고 임금이 근신하고 기우제를 지내서 내리게 하였다고 생각한다. 임금의 노력과 정성으로 백성들이 편히 농사짓고, 먹고 살게 된 것으로 알았다.

 자연의 순환법칙에 인간은 잘 순응한다. 흑사병, 바이러스 등도 물리치며 용케도 살아왔다. 나도 그 속에 포함된 전체집합의 원소(元素)일 뿐이다.

(20200716. 초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