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848.희년稀年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나무도 나이를 먹는다.
그래서 우리는 나이테라고 부른다.
삼의 종류에서 인삼, 산삼, 장뇌삼도 나이를 먹는다.
그것을 우리는 뇌두腦頭라고 한다.
하물며 사람도 나이를 먹는다.
칠질七耋, 희년稀年*으로 나이 일흔 살이 되었다고 한다.
나는 그렇게 희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아버지 희년에 약속하셨다.
희년 초하루부터 술을 끊으시겠다고 하셨다.
그렇게 좋아 하시던 술을 아랫동네 회관에 가셔서
혼자서 소주 한 되를 잡수시고 목에 피를 올리셨다.
넷째 형이 업고 나는 뒤따랐는데 미안하시다며 그렇게 약속하셨다.
정말 약속 하신대로 술을 끊으셨다.
어떻게 그렇게 좋아 하시던 술을 끊으셨을까?
지금도 그것이 궁금하다.
그리고 술을 끊으신 뒤 사탕을 좋아하셨다.
엿도 좋아 하셨다.
사탕은 박하사탕을 아주 좋아 하셨다.
한 달 칠천 원 아르바이트로
한 봉지 사탕 500원 두 봉지를 사다 드렸다.
희년에 술 끊으시고 딱 여섯 해 뒤에 돌아 가셨다.
(청림/20100. 20180224.)
*희년稀年 : 나이 일흔 살의 일컬음.
----------------
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숲힐.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
○계명대학교교육대학원 교육학석사/○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수필과지성문학회 부회장/○한비문학회 수필분과 회장
●제6회 한비신인 대상 수상(2012년 12월)
●LH ․ 여성동아 공동 에세이 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 특선 수상(2016년 7월)
●제10회 한비 작가상 수상(2016년 11월)
●DGB 50주년 스토리공모전 우수상 수상(2017년 9월 20일)
'(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 > 청림·20100의 습작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청림/산문시-ㅎ)1850.희불자승喜不自勝 (0) | 2018.02.26 |
---|---|
[스크랩] (청림/산문시-ㅎ)1849.희보喜報 (0) | 2018.02.25 |
[스크랩] (청림/산문시-ㅎ)1847.흙내 (0) | 2018.02.23 |
[스크랩] (청림/산문시-ㅎ)1846.후투티 (0) | 2018.02.22 |
[스크랩] (청림/산문시-ㅎ)1845.호박 (0) | 2018.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