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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청림/산문시-ㅎ)1838.허방다리

청림산문

1838.허방다리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그렇게 될 것을 훤히 알고서도 속아 주었을까?

시골길 걷는 사람치고 그렇게 안 당해 본 사람이 없을 것이다.

동네 개구쟁이들이 오늘도 그렇게 함정인 허방다리*를 만들고 있다.

 

우선 삽과 호미로 길 가운데를 둘러 팠다.

제법 발목이 빠질 만큼 깊이였다.

본래 다른 사람을 놀리려고 한다면 저마저 고생을 해야 할 것이다.

제법 깊이 파 놓고서 그 위에 나무꼬챙이를 꺾어다가 걸치고,

아카시아 잎을 뜯어다가 흙이 흐르지 못하도록 또 덮었다.

넓은 잎인 버드나무 잎도 훑어다가 덮었다.

맨흙을 최종으로 덮고, 그 위에다가 마른 흙을 걷어서 덮었다.

누가 보아도 그냥 길바닥인 셈으로 속이기 위함이다.

어르신이 술 한 잔 하시고, 비틀거리면 걷다가는 그만 빠질 것이다.

어이쿠, 저걸 어쩌나 발목 다치겠다.

 

이튿날 다른 개구쟁이가 제안하였다.

구덩이만 파면 빠져도 재미가 없단다.

오늘은 구덩이에다가 진흙을 퍼다 넣어서 만들자고 제안하였다.

모두가 까르르 웃으면서 그것이 재미있겠다고 동의하였다.

 

정말로 그렇게 만든 허방다리에 과연 누가 빠졌을까?

그렇게 제안한 저네 할머니가 빠져서 버선을 모두 버렸다.

 

허방다리 만드는 것은 결코 옳은 일이 아니다.

 

(청림/20100. 20180214.)

*허방다리 : 함정陷穽. 허정虛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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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 대구거주. 靑林. 필명 청림숲힐.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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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교육대학원 교육학석사/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 e이야기와 도시 대표/ )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수필과지성문학회 부회장/한비문학회 수필분과 회장

6회 한비신인 대상 수상(201212)

LH 여성동아 공동 에세이 공모전 동상 수상(20131)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 우수상 수상(20157)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 특선 수상(20167)

10회 한비 작가상 수상(201611)

DGB 50주년 스토리공모전 우수상 수상(2017920)

출처 : 청림작가 이영백
글쓴이 : 청림작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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