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836.행이득면幸而得免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나는 호적으로 태어남이 1950년 3월이지만
사실은 1949년 음력 4월 12일로 양력으로 치면 오월 초아흐레가 된다.
왜 나의 생일이 아무런 관련 없이 그렇게 되었겠나?
1949년 6 ․ 25전쟁이 일어나기 한 해 전이다.
시골은 못 살았고 가난하였으며 먹을 것이 없던 시절이었다.
위로 형 셋은 삶이 힘들었고, 큰형만 결혼하였다.
둘째, 셋째 형은 미혼이었다.
큰 누나, 둘째 누나, 셋째 누나, 넷째 누나도 미혼이었다.
넷째 형이 나보다 다섯 살이 많았고, 다섯째 누나가 세 살이었다.
그해 혹독한 가뭄에 또 우리 집 열 번째인 내가 태어났다.
임신한 엄마는 마흔 넷에 천연두 마마까지 겹쳤다.
그러나가 음력 오월 초아흐레에 나를 낳았다.
동시에 세 살이었던 다섯째 누나가 호열자로 죽었다.
엄마는 멀리 일하러 가신 아버지에 아이들만 바글거리는 상황에서
다섯째 딸이 죽었고, 열 번째 아들인 내가 태어났다.
다섯째 누나를 잽싸게 동장에게 부탁하여 호적에 올렸는데,
겨우 잉크도 안 마른 상태인 세 살에 막내딸이 죽었으니,
내가 태어나도 반갑지도 않았고. 전염병이 나돌아 곧 죽을 것이므로
그냥 던져두었는데 죽지 않고 바락바락 살아나 있었으니
아버지 생각에 이제는 안 죽을 난가 싶어 동장에 부탁한 날이
행이득면幸而得免* 살았으니 동장에게 부탁한 날이 3월 5일이다.
(청림/20100. 20180212.)
*행이득면幸而得免 : 요행으로 벗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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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숲힐.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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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교육대학원 교육학석사/○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수필과지성문학회 부회장/○한비문학회 수필분과 회장
●제6회 한비신인 대상 수상(2012년 12월)
●LH ․ 여성동아 공동 에세이 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 특선 수상(2016년 7월)
●제10회 한비 작가상 수상(2016년 11월)
●DGB 50주년 스토리공모전 우수상 수상(2017년 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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