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833.해름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아버지 목수하신 덕택으로 총 열두 채 집이 있었는데,
우리가 사용하는 집은 네 동이었다.
큰방, 사랑채, 별채, 방앗간, 헛간, 곡간 등 부속거물이 많았다.
또한 아버지 너른 밭을 문전옥답처럼 밭농사하며 살았다.
하루 일과가 끝이 나려면 해름*인 해거름이라야 한다.
어린 내가 맡은 일은 많았다.
마당에 종일 놓아두었던 닭들에게 홰를 놓아 닭 통에 올려 보낸다.
열한 마리 소들은 외양간으로 몰아넣고 쇠죽 끓여낸다.
방마다 아궁이에는 참 솥에 물 길어다 붓고 군불 땐다.
집안에 작은 일들이지만 할일이 많다.
그럴 즈음 큰 채 처마에 남폿불 불붙여 매단다.
과객 너 댓 명 남폿불 보고 하루 밤 묵어가기를 청한다.
마음씨 좋은 아버지 사랑채로 모시라 한다.
손님 들면 방바닥부터 쓸고 물걸레질까지 한다.
화로에 알불 담고, 재떨이 비운다.
해름에 분주히 준비해야 하는 것으로 더 바쁘다.
셋째 형, 넷째 형, 큰 멈, 중 멈, 꼴 멈까지 모두 집에 들어온다.
저녁상은 개별로 개인별 상차림으로 부지런히 상 나른다.
방마다 왁자지껄 사람들이 모였다.
게다가 해름에 큰 매형, 작은 매형, 사촌매형들까지 찾아든다.
(청림/20100. 20180209.대한민구 동계올림픽 개막일)
*해름 : 해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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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숲힐.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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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교육대학원 교육학석사/○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수필과지성문학회 부회장/○한비문학회 수필분과 회장
●제6회 한비신인 대상 수상(2012년 12월)
●LH ․ 여성동아 공동 에세이 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 특선 수상(2016년 7월)
●제10회 한비 작가상 수상(2016년 11월)
●DGB 50주년 스토리공모전 우수상 수상(2017년 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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