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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청림/산문시-ㅊ)1626.찬합饌盒

청림산문

1626.찬합饌盒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최초 점심으로 싸간 도시락 모양이 해괴하였다.

사연인즉, 셋째 형과 큰 머슴의 도시락 싸고,

넷째 형과 중머슴도 도시락을 싸고,

나는 학교 가던 날 도시락 통이 없어서 보자기로 밥 싸주기에

들고 가면 되는가보다 하고 아무 생각 없이 들고 학교를 갔다.

 

네 시간을 마치고 점심시간이 돌아 왔다.

모두가 도시락을 끄집어내는데 나는 특별히 보자기를 풀었다.

엄마가 싸준 것은 커다란 속대로 엮은 초백이었다.

다음부터는 오후수업이 들어도 도시락을 지참하지 않았다.

 

교사가 되고 총각으로 첫 봄 소풍을 갔다.

시골이라서 도시락도 들어오지 않고 하숙집에서 도시락 싸 주었다.

막상 소풍을 가서보니 사모님이 계신 선생님은 도시락 통이 컸다.

도시락이 아니고 여러 층으로 된 찬합饌盒*이었다.

그것도 마른반찬이 든 마른찬합, 물기 있는 반찬은 진찬합이었다.

찬합을 싸들고 오신 선생님이 부러웠다.

나도 결혼하면 부인이 찬합에 밥 싸 줄 것을 기대하였다.

 

발령 1년이 지나고 결혼하였다.

나에게도 부인이 생기었다.

시골에서는 밥을 못 싸오는 학생이 절반이나 되었다.

부인에게 부탁하여 새벽부터 김밥 서른 줄을 만들었다.

 

나도 그렇게 열망하였던 찬합에 밥과 반찬을 담았다.

 

(청림/20100. 20170715.)

*찬합饌盒 : 반찬 술안주 등을 담는 그릇. 사기나 널조각으로 둥글거나 네모나게 여러 층으로 만듦. 여러 층으로 된 합에 담은 반찬과 술안주. 마른찬합과 진찬합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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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 대구거주. 靑林. 필명 청림숲힐.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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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교육대학원 교육학석사/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 e이야기와 도시 대표/ )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수필과지성문학회 부회장

6회 한비신인 대상 수상(201212)

LH 여성동아 공동 에세이 공모전 동상 수상(20131)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 우수상 수상(20157)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 특선 수상(20167)

10회 한비 작가상 수상(201611)

출처 : 청림작가 이영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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