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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청림/산문시-ㅊ)1628.찰쌈지

청림산문

1628.찰쌈지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어린 날 작은 아버지와 곧잘 돈 벌러 다녔다.

남은 중학교 신학문 하러 다니는데

예순에 이르신 작은 아버지와 서쪽 마석산에 사방공사 하러 다녔다.

 

작은 아버지는 젊으셔 부터 부지런히 일하셨고,

이제 쉬셔도 될 연세에 놀면 무엇 하나 하시면서

서당 다니던 나를 토 일요일에 사방공사에 함께 가자고 하였다.

 

어른 일당은 밀가루 두 포대기, 아이는 한 포대기(250)였다.

그것도 일 마치면 전표 쪼가리 한 장을 달랑 주었다.

일주일 후에 동사무소에서 전표와 밀가루를 교환하였다.

 

작은 아버지 사방공사 일하시며 마석산에 싸리씨도 뿌리고,

잔디씨도 흩어 뿌리었다.

휴식시간이 오면 종일 허리춤에서 달랑이던 찰쌈지*를 끌러내었다.

 

찰쌈지 속에 곰방대를 끄집어내어 담배 한 대를 재운다.

부싯돌로 불붙이려는데 단번에 잘 붙지 않아

여러 번 시도 끝에 겨우 연기를 모락모락 낸다.

 

작은 아버지 찰쌈지는 얼마나 차고 다니셨기에

손때가 새카맣게 묻어 있다.

맛나게 휴식시간에 담배 재워 무시는 것에 피로를 잊으신다.

 

작은 아버지 인생에 소부랄 같이 얼마나 매달려 왔던 물건이든가.

찰쌈지 낡을 대로 낡았지만 작은 아버지와 평생 동행하였다.

찰쌈지 허리춤에서 일하실 때마다 무엇처럼 덜렁이었다.

 

(청림/20100. 20170717. 제헌절 날에 )

*찰쌈지 : 허리에 차게 된 담배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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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 대구거주. 靑林. 필명 청림숲힐.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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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교육대학원 교육학석사/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 e이야기와 도시 대표/ )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수필과지성문학회 부회장

6회 한비신인 대상 수상(201212)

LH 여성동아 공동 에세이 공모전 동상 수상(20131)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 우수상 수상(20157)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 특선 수상(20167)

10회 한비 작가상 수상(201611)

출처 : 청림작가 이영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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