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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푸른 숲/20100습작 시-ㄴ)446. 노처老妻

신작 시

446. 노처老妻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그대 노처老妻*는 이제 늙은이의 내자內子로다.

노처는

새색시로 나에게 시집을 왔는데

밤낮으로 찾아 온 세월에 시달려

이제 노처가 되었네.

 

나에게 시집오지 아니하였다면

노처가 되지 않았고, 평생 새색시였을 것을.

세월을 불러다가 물어 볼 수도 없고,

이런 일을 세상에 어쩌나.

내가 그만 잘못하고 말았네.

 

혹시, 혹시 말이다. 나에게 시집을 오지 않았더라면

세월이 몰라서 노처가 안 되었을 수도 있겠네.

내가 그 혹독하게 지나간 세월을 붙잡아

꼭 물어 보리라.

왜, 나의 안해에게 그 몹쓸 세월이 찾아와서

기어이 머리 희고 얼굴 주름 생기고,

이런 노처를 만들게 되었는지 꼭꼭 물어 보리라.

 

내자가 타박한다.

내가 당신에게 시집와서

젊음을 가졌던 새색시가 노처가 되었다고.

내 어줍은 글 쓰는 사람으로

나의 내자는 아직도 노처가 안 되었다고

종이 위에다가 꼭 전하마.

 

(푸른 숲/20100. 20140402.)

*노처老妻 : 늙은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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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녀와 노처老妻(운문댐 망향정에서)

 

 

 

 

 

 

 

 

출처 : 푸른 숲/20100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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