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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수필 2/4다마 계룡산

(엽서수필2) 21. 공원과 인생

“4다마 계룡산

21. 공원과 인생

이영백

 

 허허롭다. 맑은 날이면 계룡산 야싯골공원을 오른다. 오늘은 왠지 뒤돌아 보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나무를 벤 자리에 그루터기가 마치 화살표를 만든 것처럼 앞의 무엇인가를 향하여 가라하듯 무작정 그곳으로 올랐다.

 이제까지 그렇게 허위허위 살아 왔는데, 뒤도 돌아볼 겨를도 없이 살아 왔는데 오늘에 와서야 겨우 병아리 눈물만큼 작은 틈만 얻었을 뿐이다.

 선인(先人)들은 0~30살까지는 부모님 그늘에서 살았다. 31~60살이 되어야 겨우 자신의 인생이라고 하여 삼십 년 동안 무엇을 하며 살았는가를 족보에 기록하여 주었다. 그러다가 61살부터 죽는 날까지는 그냥 자식그늘에 묻혀 살았다. 예전에는 삼분법으로 인간의 인생을 표현하여 주었다.

 이제는 시대가 다르고 삶의 방법이 달라졌다. 이제 시대를 다시 분류하여야 하지 않을까? 보통 0~25살까지는 유아청년기로 공부하여야 할 것이다. 26~50살이 되면 장년기로 사회에 멋들어지게 공헌할 시기다. 50~75살이 되면 새로운 용어 젉은이라 부르리라. 직접 만든 용어다. “젊은이가 아니라 젉은이”, “자 하나를 바꿔 넣어서 새로운 용어를 만든 것이다. 76살부터 죽는 날까지는 늚이”, “늙은이가 아니고 늚이라는 낱말이다. ‘늘이면서 사는 사람쯤으로 받아들이면 좋겠다. 야싯골공원에 앉아서 야시시한 소리만 늘어놓았다. 사실 마음먹고 이렇게 새로 구분하여 본 것이다.

 인생, 인생이란 무엇인가? 유행가(기타부기) 가사에서는 인생이란 무엇인지 청춘은 즐거워.”라고 하였는데 과연 나의 청춘은 즐거웠던가?

 삼시 세끼 밥걱정하고 결혼하여 자식 건사하였다. 코피 흘려가며 일하였는데 과연 청춘이 즐거웠던가요? 샐러리맨으로 사회에서는 천덕꾸러기요, 삐딱하면 자기 서러움에 북받쳐 술이나 퍼마시지는 않았던가요? 스스로 돌아다보면 한량없이 서러움만 북받쳐 왔던 장년기 시절이었을 뿐이다.

 누구를 보듬어 줄 수 있는 시간과 여력이 없었다. 지나온 그 조각시간들을 요즘 젊은이들은 푸념조로 밖에 못 받아들일 것이다. 누군들 그렇게만 살고 싶었겠는가? 전후복구며, 재건하려는데 손발 맞추느라고 목로주점에 한풀이 술이나 퍼마셨던 것이 인생 전부이었을 것이다. 공원 내려온다.

(20200901. . 통계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