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그래 수필, 엽서수필을 시작하자
이영백
글을 쓰다보면 자꾸 욕심이 날 때도 생긴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부산으로 수학여행 다녀오고 수학 여행기를 모집하였다, 우리 반 여학생이 오직 한 문장으로 상을 받았다. “용두산 공원을 구름 타듯 사뿐히 올랐다.”이 한 문장을 사용하여 단번에 시골학교 문사(文士)로 만들어 버렸다. 나는 아주 부러웠다. 난 왜 그런 글을 쓰지 못하였을까?
사람은 저마다 하고 싶은 일들을 하고 살아간다. 나도 교사 8년하고, 대학 행정을 26년여 하는 동안 많은 아이디어로 인정받았다. 그렇게 지나오면서 다른 행정가들보다는 늘 인정에 따라오는 금일봉이 좋아도 보였다. 곧잘 새로운 일을 벌이어 공적을 쌓아갔다. 그러나 이 또한 조직 속에서는 질투의 화신으로 따라 다녔다. 어느 날 행정가를 던지고 나니 양 어깨가 무척 가벼워졌다. 그날 밤에 잠은 꿀잠으로 들었다. 잠에서 깨어보니 또 새로운 길은 없을까하고 찾아 나선 것이 바로 글쓰기에서 “수필”이었다.
비록 지방 월간문예 잡지이긴 하지만 이제 수필분과에서 자리를 잡아 놓고 후예를 양성한다. 그러기에 문예창작대학을 설치하였으며, “수요일愛수필쓰기반”을 만들어 운영한다. 그러면서 나의 이론을 마무리하기 위해 늦은 감은 있으나 “엽서수필”쓰기 운동을 벌일 것이다. 이제 시작이다, 종심하고 둘에 시작을 한 것이다.
많은 물을 모아 둔 댐의 둑이 한꺼번에 안 터지듯 작은 실천운동이 곧 문학 장르의 개발이 될 것이다. 21세기는 모두 바삐 살고 있다. 문학 중에서 시는 난해하고, 소설은 길다. 수필의 본래 것도 요즘에는 길다. 손바닥 장이 들어가는 문학용어로 “장수필(掌隨筆)”이라고도 하고 있다. 서양화로 치면 1호다. 엽서 한 장의 길이로 글을 쓰다보면 짧지만 열렬한 재미를 느낄 것이다. 또 삶의 희로애락을 글에다 담을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이러한 운동을 하지만은 본연의 수필은 계속 쓸 것이다. 서론-본론-(반전)결론 3단과 기-승-전-결 4단을 지킬 일이다. 비록 엽서크기에 기본을 능가하는 엽서수필 쓰기를 재미나게 쓰자. 찾아오는 사람들이 모이면 새로운 운동이 될 것이다. 서울에서는 “행시”라고 3행으로 시를 활성화하고 있다. 경향에서 시작으로 반이다. 이제 21세기 문화시대에 살고 있다. 나의 이론에 더욱 분발할 수 있도록 자리를 깔았다. 새로운 일을 시작해서 손이 아니라 발로*하면 한 편의 멋들어진 엽서수필이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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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發露) : 겉으로 들러남.(2020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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