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525.제채薺菜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먼 산 얼룩이처럼 눈이 남아있기도 하지만
새 봄 볕이 나리는 양지에서 소녀들이 수다를 떤다.
종심從心에 가까이 가는 나이에도 봄은 좋다.
가지 벌어진 호미 하나 들고, 검은 비닐봉지 하나면
고향에서 봄맞이 가는 늙정이로서 충분하다.
조부모, 부모님이 계시는 선산에 들리고,
형님 채소 가꾸려고 겨울 노는 땅에 자꾸 눈이 자주 간다.
공기 좋은 선산에서 엉거주춤 앉으면 시간가는 줄 몰라.
냉이인 제채薺菜*가 파릇파릇 붙박이로 자라네.
가만있질 못하는 나의 성질을 알듯 자꾸 캐 가라고 유혹한다.
나물 캐는 호미야 있든 말든 꼬챙이 하나 잡으면
냉이를 뽑아 올리는 기술을 터득한 결과다.
뿌리가 새하얗고 길쭉하여 자꾸 뽑는다.
5분 만에 푸른 냉이 소복이 뽑아 놓는다.
고향사람들은 표준말인 냉이를 몰라서 나생이라 하네.
냉이를 공기 좋은 곳에서 채취하면 나중에 나물이 달다.
그래서 감채甘菜라고도 하며, 뿌리는 약이다.
오늘 고향 들린 김에 이른 봄맛을 느끼는 냉이를 캔다.
냉이 캐는 늙은이는 보면 무어라 할 것인가?
그래도 한 뿌리, 한 뿌리 캐는 재미에 다리 아픈 줄 모른다.
정성스레 다듬은 봄나물 냉이인 제채로 봄을 얻는다.
(청림/20100. 20170402.)
*제채薺菜 :(식) 냉이. *薺: 냉이 제. 甘菜.
----------------
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숲힐.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
○계명대학교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문학회 부회장
●제6회 한비신인 대상 수상(2012년 12월)
●LH ․ 여성동아 공동 에세이 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 특선 수상(2016년 7월)
●제10회 한비 작가상 수상(2016년 11월)
'(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 > 청림·20100의 습작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청림/산문시-ㅈ)1527.제초약除草藥 (0) | 2017.04.04 |
---|---|
[스크랩] (청림/산문시-ㅈ)1526.제초除草 (0) | 2017.04.03 |
[스크랩] (청림/산문시-ㅈ)1524.제중濟衆 (0) | 2017.04.01 |
[스크랩] (청림/산문시-ㅈ)1523.제자題字 (0) | 2017.03.31 |
[스크랩] (청림/산문시-ㅈ)1522.제비 (0) | 2017.03.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