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225. 시계時計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시골에서 시계 보는 사람은 귀빈이었다.
시계를 차고 중절모를 쓰고 오시는 분은 신사였다.
시골에서는 시계가 어찌 귀하든지
팔에 시계도 안 찼으면서도
마치 시계를 보는 척 팔을 들어 흉내를 내었다.
조금 전시대까지 우리들에게는 손목시계가 그만큼 중요했다.
요즘이야 시계를 특별한 사람 말고는 살 필요도 없다.
특히 스마트 폰이 나오고부터는 시간 보려면 스마트폰만 켜면 된다.
어린 시절에 새벽닭이 울면 새벽인 줄 알았고,
배고프면 배꼽시계로 정오正午인 줄 알았다.
첫 기차가 가면 새벽 네 시인 줄 알았지.
아침 통근기차는 오전 여덟 시, 저녁에도 여덟 시.
동해남부선 부산가는 전동차는 열두 시 반.
논바닥에서 일하시는 아버지 오후 새참 나가려면
경주시내로 들어가는 삼등객차가 와야 했다.
울산공업단지에서 기름 싣고 달리는 화물객차가 시도 때도 없이 다녀서
화물기차 때문에 시간판단에 혼란이 오기도 하였다.
여북하면 시계불알 있는 기둥시계 하나 사면서
작은 손목시계 하나 공짜로 달라고 했겠나?
그렇게 귀하던 시계가 전자시대 오면서
전자손목시계가 중국제는 500원 하네.
시계의 풍년시대에 사는 호사한 세상이 되었다.
(청림/20100. 20160530.)
*시계時計 : 시간의 측정이나 시각의 지시에 쓰는 장치의 총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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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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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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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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