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224. 승묵繩墨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아버지 시골에 살면서
마을의 70% 집을 손수 지었다고 호언하셨다.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집 마당에는 언제나
집 지을 목재를 다듬느라 뚝딱 거리는 소리가 끊일 새 없었다.
아버지 손도끼 하나만 들면 제재소가 부럽지 않았다.
깎을 나무 양 끝을 받침목으로 고이고서
먼저 대충 도끼로 다듬어서
먹줄인 승묵繩墨*을 준비한다.
먹통에는 먹줄이 있고, 그 속에 집어넣을 검은 색은
부엌에 들어가서 솥 밑 검댕을 그러모으지.
솜 넣고 물 부어, 검댕 섞으며 대나무 숟갈로 먹물을 만든다.
다듬을 나무 끝에다 먹줄 끝에 침으로 고정시켜 두고
반대편으로 가서 팽팽히 당겨보고 승묵을 먹인다.
아니 튕긴다.
검댕이 먹물처럼 튕겨서 라인을 만들면
그 라인 따라 손도끼로 깎아 낸다.
제재소보다 시간은 걸리지만 수제手製로 아름다이 깎아 낸다.
먹줄 먹인 나무에는 아버지 미리 생각해 둔 마음속의 설계를 따라
먹줄 먹여 끝 부분 에우고, 홈파고 마무리한다.
그 나무 일으켜 세워 계획된 곳에 짜 맞추면
훌륭한 목재쓰임이 완성된다.
먹줄 먹인 자리를 손도끼로 깨끗이 다듬는 것은 신神의 경지일 뿐이다.
(청림/20100. 20160529.)
*승묵繩墨 : 먹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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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먹통
*먹줄인 승묵繩墨 먹이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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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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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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