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146. 선로線路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어린 날 친구들과 어울려 고향 철길에서 놀았다.
철마달리는 나란히, 나란히 길, 끝없이 이어진 선로線路* 위에서 놀았다.
기차가 지나기 전에 못을 선로 이음새 사이에 끼워 두고,
기차가 지나가기를 엎드려 기다렸다가
기차 지난 철길에 다시 가면
철마가 지나가면서 긴 못을 짓눌러 납작 쇠로 만들어 두었네.
우린 그것을 숫돌에 갈아서 날카로운 칼을 만들었다.
다시 철길에 나가면 준비한 양동이 들고 허리 굽혀 하나씩 줍네.
타지 않은 갈탄인 석탄이 흘러있어서 그걸 주웠지.
기차가 가기 전에 나란히 평행선을 향해 걸으면서
흐른 석탄을 쉼도 없이 주웠지.
하나씩 주워 모은 석탄이 어느새 양동이에 가득 차면
걸어 왔던 선로를 반대로 걸으면서
못 주웠던 석탄을 다시 찾아 모으네.
선로에서 주운 석탄은 아버지 대장간 연료로도 그만이네.
무쇠를 모아 녹여 호미도 만들고, 칼도 만들지.
동해남부선 선로에서 얻은 연료로 농사도구를 만드네.
선로를 거닐다가 철도 보선아저씨에게 잡히지 않아야 한다.
철도 보선아저씨는 마주서서 손잡이를 서로 눌러가며 철로를 달린다.
철도 보선아저씨는 무서웠다.
선로는 겨울이면 이음새에 공간이 넓어지고,
뜨거운 여름날이면 선로 레일이 늘어난다.
날씨는 그렇게 무섭게 쇠붙이까지 늘이고 줄인다.
(청림/20100. 20160312.)
*선로線路 : 기차 ․ 전차의 바퀴가 굴러 가는 레일 길. 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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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선로線路 - 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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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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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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