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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청림/20100산문시-ㅅ)1002.사래

 

청림산문

1002. 사래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나는 어려서 묘지기나 마름이 보수로 얻어서 부쳐 먹는 논이

있었다고는 모르고 살았다.

어렸으니까 자연히 그것에 자세한 것을 잘 몰랐지.

그 논이 왜 그 사람이 부쳐 먹고 살았는지를 몰랐지.

차차 나이 들면서 알고 보니 산소를 관리 해주는 산직山直*이였네.


나는 아버지로부터 형들과 함께

논 ․ 밭농사를 많이 거들었다.

콩 농사도 짓고, 밭농사도 지으면서 매번 골탕 먹는 것이 하나 있었다.

논밭의 긴 이랑을 사래**라 하듯 그 때문에 일을 계속하여야 했다.


근세조선 약천藥泉 남구만南九萬(1629~1711)의

시조 종장에 ‘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는고.’라 하였네.


내 초교 4학년 때 아버지 사래 문지르려는 일 도우려 했다네.

끙게 위에 앉아서 엇 부리기 황소 뒷발에 차여서 충치가 막혔데.

아까찡기 빨간약 한 병 들이부어 살렸다네.

그 이후로 콧속이 헐어서 평생 고통 받으며 살아오지.

나의 콧속은 날씨가 추워지면 더욱 잘 헐어서 무척 아프네.


콩밭에 콩 꺾고 나면 밭을 갈아엎어서 다음해 채소 준비한다네.

사래 긴 밭은 곧 농사짓는 사람들의 금고金庫일세.

사래 길어 일 하는데 힘들지만 생산되는 농산물이 있지.

긴 그 사래에서 돈이 되는 농산물이 생산되지.

사래 긴 밭이라도 많으면 아들 딸 혼사에 자금으로 풍족히 쓰이지.

(청림/20100. 20151020.)

**사래 : ① 묘지기나 마름이 보수로 얻어서 부쳐 먹는 논.

② 추녀 끝에 잇대어 댄 네모난 서까래. ③(옛)이랑.

*산직山直 : 사유의 산이나 뫼의 수호를 맡아 보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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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남구만                             *사래따라 소를 몰고 끝없이 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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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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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제18기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출처 : 청림/20100/수필가 이영백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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