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002. 사래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나는 어려서 묘지기나 마름이 보수로 얻어서 부쳐 먹는 논이
있었다고는 모르고 살았다.
어렸으니까 자연히 그것에 자세한 것을 잘 몰랐지.
그 논이 왜 그 사람이 부쳐 먹고 살았는지를 몰랐지.
차차 나이 들면서 알고 보니 산소를 관리 해주는 산직山直*이였네.
나는 아버지로부터 형들과 함께
논 ․ 밭농사를 많이 거들었다.
콩 농사도 짓고, 밭농사도 지으면서 매번 골탕 먹는 것이 하나 있었다.
논밭의 긴 이랑을 사래**라 하듯 그 때문에 일을 계속하여야 했다.
근세조선 약천藥泉 남구만南九萬(1629~1711)의
시조 종장에 ‘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는고.’라 하였네.
내 초교 4학년 때 아버지 사래 문지르려는 일 도우려 했다네.
끙게 위에 앉아서 엇 부리기 황소 뒷발에 차여서 충치가 막혔데.
아까찡기 빨간약 한 병 들이부어 살렸다네.
그 이후로 콧속이 헐어서 평생 고통 받으며 살아오지.
나의 콧속은 날씨가 추워지면 더욱 잘 헐어서 무척 아프네.
콩밭에 콩 꺾고 나면 밭을 갈아엎어서 다음해 채소 준비한다네.
사래 긴 밭은 곧 농사짓는 사람들의 금고金庫일세.
사래 길어 일 하는데 힘들지만 생산되는 농산물이 있지.
긴 그 사래에서 돈이 되는 농산물이 생산되지.
사래 긴 밭이라도 많으면 아들 딸 혼사에 자금으로 풍족히 쓰이지.
(청림/20100. 20151020.)
**사래 : ① 묘지기나 마름이 보수로 얻어서 부쳐 먹는 논.
② 추녀 끝에 잇대어 댄 네모난 서까래. ③(옛)이랑.
*산직山直 : 사유의 산이나 뫼의 수호를 맡아 보는 이.
----------------
(퍼 온 사진)
*남구만 *사래따라 소를 몰고 끝없이 가야 했다.
----------------
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제18기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 > 청림·20100의 습작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청림/20100산문시-ㅅ)1004.사로死路 (0) | 2015.10.22 |
---|---|
[스크랩] 청림/20100산문시-ㅅ)1003.사레 (0) | 2015.10.21 |
[스크랩] 청림/20100산문시-ㅅ)1001.사랑舍廊 (0) | 2015.10.19 |
[스크랩] 청림/20100산문시-ㅅ)1000.사랑 3 (0) | 2015.10.17 |
[스크랩] 청림/20100산문시-ㅅ)999.사랑 2 (0) | 2015.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