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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청림/20100산문시-ㅂ)855.보리밥

청림산문

855. 보리밥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아플 때 보리밥*만 먹으려면 목구멍으로 잘 안 넘어가네.

셋째 누이 항상 미안해하였네.

쌀이 있는데도 쌀밥을 못해먹었던 시절이었다.

“누님이 왜 미안하데요?”

“네가 그렇게 약했는데, 아파도 입맛이 없어서 보리밥*만 하였으니

내가 미안했지.”

아버지 철학이 보리밥도 고마운 은혜라 하였다.

과연 그랬으니 아버지는 오로지 절약, 절약하여 쌀을 모아 두었다가

남 쌀이 궁할 때 내다팔면 높은 값을 받았다.

돈을 모아 해마다 논을 샀다.

이런 철학이 있는 아버지인데 막내아들이 아프다고

쌀밥 하라는 명령이 떨어지지 아니하였다.

아버지는 농사짓고 목수 일까지 하시니

하얀 쌀밥에 갈치구이로 상차림이 나갔다.

우리는 쌀밥을 아버지 밥상 낼 때 겨우 구경하였다.

갈치몸통은 어른들 차지, 우리는 실 같은 꼬리 구워서 바삭바삭 씹었다.

보리밥 하려면 누님이 보리쌀을 여러 번 씻어서

한 번 삶고, 또 한 번 삶아 곱삶이를 하여야만 밥이 되었다.

보리밥은 불을 오래 때어 푹 삶아 퍼지도록 해야만 했다.

보리밥 되면 마당 시원한 그늘 삼발 세워진 곳에 얹어 두었다가

완전 식힌 점심때에 보를 걷고 보리밥 함께 먹었다.

소쿠리 째 보리밥 먹는데 위에다 금 그어두고 밥을 먹었다.

성인들은 금 밑에 들어와 다 후벼 파먹었다.

비록 보리밥이라도 금 밑에 내가 먹을 보리밥이 사라졌다.

(청림/20100. 20150526.)

*보리밥 : 쌀에 보리를 섞거나 또는 보리로만 지은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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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초·중등교육10년) ●교육행정가(대학행정27년),

                 ●보학가(보학통론 편저), ●수필가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전)모포/내북/감포/하강 초교 교사-괘릉초교 연구주임교사

   전)대구밀알실업중·고등학교 국어교사(자원봉사)

   전)영남이공대학교 기획·홍보과장(참사), 교무과장(부참여) 역임

   전)영남이공대학교 평생교육원 초청강사

   현)  e 이야기와 도시 대표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사)대구여성단체협의회 제1회 서간문공모전 최우수상 수상(2003년 7월)

   ●대구광역시 수성문화원 제3회 고모령효축제공모전 입선(2011년 10월)

   ●월간 한비문학(통권80호) 신인문학상 수필부문 수상(2012년 8월)

   ●한비문학 제6회 한비신인대상 수필부문 수상(2012년 12월)

   ●LH-여성동아 공동에세이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 매일주간 지상백일장 수필 - 8회 게재

      ①대보름달/②고교 동기회/③사진첩으로 맺어진 결혼/④위험한 에스컬레이터/

      ⑤백두산 등척기/⑥어떤 만남/⑦헐티재 가는 길/⑧미영 베

   ●매일신문 백열등의 추억- 수필“백열등으로 사과도둑 쫓기” 게재 (2014.2.15.)

 

출처 : 청림/20100/수필가 이영백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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