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청림/20100산문시-ㅂ)856.보리호드기

청림산문

856. 보리호드기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시골 살면서 어릴 때에는

사람 사는 어려움을 일찍부터 알았네.

우리 집 정낭에서 간혹 쥐들이 놀러 나오고,

밤 부엉이가 달 밝은 날에 울어대면 바깥정낭까지 못나가고,

오금이 저려 꼭 정낭 앞에 보초를 세워야 했다네.

아침밥 챙기고 책보자기 어깨에 가로질러 질끈 묶어 학교 간다네.

늦을세라 달려가면 책보자기 속에 깎은 연필심이 부러지라고

달그락거리는 재미로 자꾸 달려갔다네.

정작 수업시간에 연필 필요해서 보면 모두 부러져 있었네.

수업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보리가 패어서 벌써 까끄라기 만들었네.

자근이 내리 쏟아지는 햇볕이 따가워서 눈 찡그리고서도

가만히 멀쩡하게 자라는 보리 훼기를 뽑네.

굵은 마디 연한 곳을 잘라서 보리피리 혀를 만들고,

입으로 힘껏 불면 보리호드기* 만들어지네.

보리호드기 부는 소리 필~릴리~ 필~릴리!

처량하게 들리는 보리호드기 부는 소리.

신이 나서 자꾸 불어보는 보리호드기 소리.

집 앞까지 불고 오면 어른들은 꾸중한다네.

집 안에서 보리호드기 불면 뱀이 나온다고 못 불게 하네.

보리호드기 부는 소리 필~릴리~ 필~릴리!

보리호드기 들리는 소리 필~릴리~ 필~릴리!

마당에서 불다가 쫓겨나와 골목으로 내달리다가 언덕으로

보리호드기 부는 소리 필~릴리~ 필~릴리 멀리서도 들린다.

보리호드기 부는 소리 필~릴리~ 필~릴리 작아져서 사라진다.

(청림/20100. 20150527.)

*보리호드기 : 보리 핀 후 연한 줄기를 꺾어 토막으로 만든 보리피리.

---------------

(퍼 온 사진)

 

 

          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초·중등교육10년) ●교육행정가(대학행정27년),

                  ●보학가(보학통론 편저), ●수필가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전)모포/내북/감포/하강 초교 교사-괘릉초교 연구주임교사

   전)대구밀알실업중·고등학교 국어교사(자원봉사)

   전)영남이공대학교 기획·홍보과장(참사), 교무과장(부참여) 역임

   전)영남이공대학교 평생교육원 초청강사

   현)  e 이야기와 도시 대표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사)대구여성단체협의회 제1회 서간문공모전 최우수상 수상(2003년 7월)

   ●대구광역시 수성문화원 제3회 고모령효축제공모전 입선(2011년 10월)

   ●월간 한비문학(통권80호) 신인문학상 수필부문 수상(2012년 8월)

   ●한비문학 제6회 한비신인대상 수필부문 수상(2012년 12월)

   ●LH-여성동아 공동에세이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 매일주간 지상백일장 수필 - 8회 게재

      ①대보름달/②고교 동기회/③사진첩으로 맺어진 결혼/④위험한 에스컬레이터/

      ⑤백두산 등척기/⑥어떤 만남/⑦헐티재 가는 길/⑧미영 베

   ●매일신문 백열등의 추억- 수필“백열등으로 사과도둑 쫓기” 게재 (2014.2.15.)

 

출처 : 청림/20100/수필가 이영백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