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청림/20100산문시-ㅂ)754.밭

청림산문

754. 밭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고향에는 논이 많아 경주분지盆地로 이루어져 있다.

고향에는 밭*보다 경지 정리된 논이 훨씬 많다.

200평 논이 한 마지기이고, 100평 밭이 한 마지기지만

고향에서는 밭이 워낙 귀해서 80평을 한 마지기로 정한단다.

 

집 재산으로 논은 일흔 마지기이니 일만 사천 평坪이요,

밭은 사천 평이었다.

선산으로 대토代土하지 않았으면 밭은 이천사백 평이 더 있었을 텐데

아버지는 그 좋은 밭, 이천사백 평을 내가 초등학교 1학년 때에

산山 이정팔우팔이인 팔천육백사십 평과 바꾸어 버렸다.

 

아버지, 왜 쓸모없는 황무지 산과 그 좋은 밭을 바꾸었어요?

쓸모없긴 선산先山하려고 내 평생의 한恨이 되어 대토하였지.

왜 한이 되었는데요?

얘야! 본래 우리 집이 가난해서 네 할아버지 산소를 동동묘지에 모셨지.

막내야! 이걸 기억해라! 우리 옥전沃田 이천사백 평을 산과 바꾸었단다.

아버지의 그 깊으신 뜻은 내 초등학교 1학년짜리가 어찌 알았을까?

지나고 보니 오늘날 선산이 그렇게 해서 생겼는데…….

아버지는 기어코 조부산소를 이장移葬하여 산소를 번듯하게 모셔 두었네.

내가 죽고 나면“할아버지와 나의 산소 앞에 비석碑石을 세워 다오!”

그것이 나의 소원所願이고, 마지막 유언遺言이로다.

단, 너희들에게 물려 줄 유산遺産은 낳아 준 것 밖엔 없구나.

아버지 우리들 낳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조부·부친 산소에 비석 놓아라는 유언을 지켜 1986년 6월에 석비 하였다.

 

(청림/20100. 20150213.)

*밭 : ①물을 대지 않고 야채나 곡식을 심는 땅. 전田. ②식물이 저절로 들이박여서 무성한 땅. 솔-/풀-. ③장기·고누·윷놀이 등에서 말이 머무르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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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북도 경주시 불국동(시래동) 밀개산 취송공 예하 선산 

   

              *증조부 취송공유허비         *조부(조모) 만호공 석비                 *부모 석비

 

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초·중등교육10년) ●교육행정가(대학행정27년),              ●보학가(보학통론 편저), ●수필가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전)모포/내북/감포/하강 초교 교사-괘릉초교 연구주임교사     전)대구밀알실업중·고등학교 국어교사(자원봉사)     전)영남이공대학교 기획·홍보과장(참사), 교무과장(부참여) 역임     전)영남이공대학교 평생교육원 초청강사     현) e 餌藥과 都市 대표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사)대구여성단체협의회 제1회 서간문공모전 최우수상 수상(2003년 7월)     ●대구광역시 수성문화원 제3회 고모령효축제공모전 입선(2011년 10월)     ●월간 한비문학(통권80호) 신인문학상 수필부문 수상(2012년 8월)     ●한비문학 제6회 한비신인대상 수필부문 수상(2012년 12월)     ●LH-여성동아 공동에세이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 매일주간 지상백일장 수필 - 9회 게재     ●매일신문 백열등의 추억- 수필“백열등으로 사과도둑 쫓기” 게재

 

출처 : 청림/20100/수필가 이영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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