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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푸른 숲/20100습작 시-ㅁ)713.문학개론文學槪論

신작시

713. 문학개론文學槪論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문학개론文學槪論*이라는 과목을 늦은 나이에 이수하여야했다.

대학원에서 비전공자는 선수학습을 3과목 이수해야한다.

문학개론文學槪論*이라는 기본과목을 수강신청 하였다.

 

목에 넥타이를 매고, 책가방을 곁에 끼고, 눈에 안경을 걸고,

국문과 여대생만 있어 죽을 만치 들어가기 어려운 강의실에

강의실 앞뒤도 몰라서 그만 앞문으로 쑥 들어가고 말았네.

수업 전 재잘대던 문학개론과목 95% 여대생 수강생들이

와글와글 멋대로 소곤대다가 내가 담당교수인 줄 알고,

갑자기 천지가 조용하여졌다.

내가 뒷자리를 찾아 의자에 앉으니

교수가 아니라 수강생이라고 두 눈으로 모두 핀잔을 준다.

 

일주일에 두 시간 문학개론 강의하는 교수는

S대학교 박사과정에 다니는 외래강사이었다.

한 학기 강의를 부지런히 듣는 동안에

리포터는 매주 왕창 내어서 나를 흠뻑 빠지게 만들었다.

 

기말고사 치르러 교실에 들었다가 깜짝 놀랐다.

문학개론을 담당하던 교수가 낯설었다.

문학개론 교수는 여대생 앞에서 S대 박사과정에 다닌다고 했으며,

고고하게 문학개론을 강의 하던 물망物望있던 분인데

염천 대구더위를 못 이겨서 그 하루를 못 참고 가발을 벗어버렸다.

교실 형광등에 비치던 대머리 그날따라 더욱 반짝이었다.

문학개론과목수강생은 나 때문에 놀라고, 교수대머리 때문에 놀랐다.

문학개론이 사람 사는 이야기라면 그로서도 충분했다.

 

(청림/20100. 20150103.)

*문학개론文學槪論 : 문학 전반에 관한 개요를 연구하는 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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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출처 : 푸른 숲/20100(수필가 이영백)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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