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497. 달걀밥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그 옛날 집집마다 점심 굶고,
두 끼로 살던 시대가 있었다.
아침에 밥 반 그릇으로 먹는 둥 마는 둥
일 나갔다 와도 점심이 없네.
오로지 원거리 나가는 머슴들에게
초백이로 밥 사 줄 뿐이었다네.
아버지 점심에 방금 꼬꼬가 낳은 계란을
윗부분에 구멍 내고,
노른자와 흰자를 맛보게 하시고,
빈껍데기 달걀에 쌀을 반쯤 넣어 두네.
십남매 막내아들 공부하고 돌아오면
하루 종일 불 피워 베 매다가
저 멀리 막내아들 돌아오기 전에
베 매는 곳에 불 피워둔 불 무덤 속에
빈 달걀껍데기에 흰 쌀 넣어 달걀밥* 한다네.
노름한 달걀 속에 흰쌀과 물이 들어가
달걀밥이 되고 있네.
뜨거운 불 속이라 뽀글뽀글 끓어서
달걀밥이 되고 있다네.
막내아들 사립에 들어서면
베 매던 어머니
달걀밥 두 알 꺼내어 점심이라고 막내에게 들려주네.
(푸른 숲/20100. 20140523.)
*달걀밥 : 달걀 내용물(노른자와 흰자)은 먹고, 그 속에다 대신 쌀과 물을 넣어 불에 구운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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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 사진)
출처 : 푸른 숲/20100(수필가 이영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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