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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푸른 숲/20100습작 시-ㄷ)497.달걀밥

신작시

497. 달걀밥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그 옛날 집집마다 점심 굶고,

두 끼로 살던 시대가 있었다.

 

아침에 밥 반 그릇으로 먹는 둥 마는 둥

일 나갔다 와도 점심이 없네.

오로지 원거리 나가는 머슴들에게

초백이로 밥 사 줄 뿐이었다네.

 

아버지 점심에 방금 꼬꼬가 낳은 계란을

윗부분에 구멍 내고,

노른자와 흰자를 맛보게 하시고,

빈껍데기 달걀에 쌀을 반쯤 넣어 두네.

십남매 막내아들 공부하고 돌아오면

하루 종일 불 피워 베 매다가

저 멀리 막내아들 돌아오기 전에

베 매는 곳에 불 피워둔 불 무덤 속에

빈 달걀껍데기에 흰 쌀 넣어 달걀밥* 한다네.

노름한 달걀 속에 흰쌀과 물이 들어가

달걀밥이 되고 있네.

뜨거운 불 속이라 뽀글뽀글 끓어서

달걀밥이 되고 있다네.

 

막내아들 사립에 들어서면

베 매던 어머니

달걀밥 두 알 꺼내어 점심이라고 막내에게 들려주네.

 

(푸른 숲/20100. 20140523.)

*달걀밥 : 달걀 내용물(노른자와 흰자)은 먹고, 그 속에다 대신 쌀과 물을 넣어 불에 구운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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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 사진)

 

 

 

 

 

 

 

 

 

 

 

출처 : 푸른 숲/20100(수필가 이영백)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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