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시 |
129. 갈앙渴仰
이영백
cheonglim03@hanmail.net
그렇게 애타게 갈앙渴仰하건만
돌아 온 것은 빈 가슴 뿐.
손목도 못 잡아본 동경하던 님이 시여!
말도 못 붙여본 사모하던 님이 시여!
이제는 목 놓아 불러도 임자 있는 몸이구려!
어이타 동경만 하고, 사모만 하고,
이렇게 세월을 비껴간 늙음만 안고 있구나.
저렇게 세월을 빗대어 젊음만 잃고 말고나.
애타게 연모하던 마음을 목청껏 불러보아도
내 갈앙의 징표는 생생이 남았건만
돌아오는 사랑의 징표는 갈앙하는 만치
아무 것도 돌아오지 않네.
오늘도 그리움을 접고서 돌아 선 서낭당.
드리운 청실, 홍실 비단만 나부끼네.
서낭당에 돌 주워 던지다 그것도 지쳐서 내 마음 변할 때
갈앙하던 내 마음은 차가운 느낌만 받고 떠나네.
차라리 인연이나 만들지 말았으면
평생 아무 것도 잔상으로도 남지 않았을 것을.
기다림 없는 오늘도 우체국 앞 창가에서 편질 넣는다.
떠난 임 하릴 없이 끝끝내 오지 않을 소식만 기다린다.
끝끝내 오지 않을 임, 옛날 그님을 오늘도 막연히 기다린다.
오직 갈앙하게.
(푸른 숲/20100. 2013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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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앙渴仰 : ①목마르게 동경·사모함. ②깊이 불도를 숭상함.
출처 : 푸른 숲/20100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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