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서수필 3 : 일흔셋 삶의 변명 “미늘” |
22. 식초와 함께
이영백
식초는 시다. 그러나 먹는 순간부터 우리 몸이 좋아하게 된다. 일찍 공자는 “양약고구어이이어병(良藥苦口於而利於病)”이라 하였다. 곧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는 이롭다(『孔子家語』「六本篇」).”라 하였으니 분명 쓴 것이 진정 우리 몸에 좋을 것인가 보다.
어린 날 시골에 살았을 때 엄마는 부지런히 부엌을 들락날락하였다. 그것도 부엌에 들어와서는 새파란 대병을 들고 흔들면서 “내캉 살자! 내캉 살자!”라고 주문 외듯 하고, 나갈 때도 잊지 아니하고 또 그렇게 자주 하였다. “엄마 뭐라고 하는데요?” “응 그런 거 있다.”고만 하고 알려 주지 아니 하였다. 엄마가 나간 후 나는 그 대병에 도대체 무엇이 들어 있기에 지극정성으로 아들 두고 자기와 살자고 만 하였던가? 그만 뚜껑 열고 냄새를 맡아 보았다. “크~아! 시다. 셔~.” 그것이 자연발효 식초였다니?
우리가 먹는 식초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요즘 대량생산하는 공업용 식초, 다른 하나는 자연발효 식초이다. 우리에게 좋은 식초는 물론 자연발효 식초다. 내가 어렸을 때 마셨던 것이 순수 자연발효 식초다.
식초는 이차 가공식품이다. 식품에 넣어 사용하는 것은 조미료용이다. 육류나 생선, 과일, 채소를 저장하거나 절이는 데 사용된다. 향신료로도 사용되는 식초는 마늘, 양파, 사철 쑥이나 다른 양념용 식물 및 조미료와 함께 맛을 돋워준다.
식초는 왜 먹는가? 시골에서는 살아있는 바다생선을 사다가 회를 해 먹을 때 고추장에 식초를 섞어 먹으면 입맛을 돋우어 준다. 시골에서 사는 사람들은 상어새끼를 사다가 회를 만들고, 초무침으로 찍어 먹었다. 요즘은 도시에서도 건강용으로 잘 먹는다.
식초의 효능은 참 많다. 소화촉진, 동맥경화 ㆍ 골다공증 ㆍ 당뇨병 ㆍ 백내장 예방 등 피로해소, 항암효과, 체중감량, 살균효과, 피부미용에 좋다고 하니 어디 식품 중에 이렇게 좋은 식품이 어디 있을까?
식초는 한자로 식초(食醋), 영어로 vinegar. 프랑스어로는 vinaigre로 ‘vin’은 ‘포도주’라는 뜻이고, ‘aigre’는 ‘시다’라는 뜻이다.
식초는 시나 건강에는 좋다. 오늘부터 자연발효 식초를 상용하자.
(20210328.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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