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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수필 2/4다마 계룡산

(엽서수필 2) 50. 백두산 달문 열다

“4다마 계룡산

50. 백두산 달문 열다

이영백

 

 백두산 천지로 오르는 길은 중국을 통하여 천문봉으로 택하거나 달문으로 오를 수 있다. “하늘의 못천지(天池)의 물이 흘러 나가는 곳은 오직 한 군데 천지 북쪽인 천문봉과 차일봉 사이에 있는 달문(達門)이다.

 달문으로 오르면 그곳은 백두산 야생화의 천지요, 세계적으로 두 군데 밖에 없는 광천수를 바로 퍼마실 수 있는 곳이다. 달문으로 오르려고 하면 조선족이 돈 들여 만들어 둔 가파른 500계단으로 오른다. 그것도 68m 비룡폭포 바로 곁에 마련된 그 계단 길이다. 경사가 하도 급해서 조금 오르니 바깥을 못 보도록 터널을 만들어 두었다. 오르다 쉬고, 오르다 쉬고 그렇게 마침내 통과하였다. 그곳이 천지에서 밖으로 물을 흐르게 하는 승하사 통천문(通天門)이다. 그곳으로 물이 흘러내려 비룡폭포를 만든다.

 이제 산마루평원인 1,250m 승하사 끝에서부터 야생화 꽃 대궐을 이룬다. 식물학을 전공한 친구의 지식을 빌리면 쥐오줌풀군락지란다. 비룡폭포에서 치어다보던 물이 이제는 그 수량이 제법 많은 도랑물로 보인다. 그 물가로부터 야생화가 단지를 이룬 것이다. “박새꽃군락지로 튼실하게 키도 크고 꽃도 절정기를 맞아 무척 아름다웠다. 게다가 큰오이풀이 꽃을 피웠다. 기다란 줄기 끝에 밑동부터 콩나물처럼 머리를 달고 수도 없이 붙어서 큰오이풀이 꽃을 만들었다. 또 바위구절초가 보인다. 바로 천지 직전에 천막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아마도 보트를 대여하는 모양이다. 그것은 피하였다.

 이렇게 오른 곳에서 천지 물에 손을 담가 보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알 수 없는 백두산 천지의 영감이 다가오듯 무언가 감격이 쿵쾅거려댔다. 생수를 먹고 빈 통을 네 개나 가져갔기에 광천수를 무한으로 퍼 담았다. 전 세계에 스위스와 백두산에만 있는 광천수를 퍼 담았다. 천지에는 담자리꽃, 비로용담, 엉겅퀴 같은 산솜방이 등이 유난히 우뚝 키를 자랑하고 있다.

 백두산 천지는 함부로 그 자태를 내어 보이지 않는다. 마치 수줍은 시골 처녀의 심성이랄까? 백두산의 날씨는 시시각각 변하고 쾌청하다가 박무가 끼이고, 안개가 내려 갑자기 캄캄하게도 만든다. 맑은 날은 1년 중 불과 며칠 밖에 안 된다. 백두산 달문을 통하여 야생화 꽃대궐 구경은 덤이다.

(20201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