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다마 계룡산” |
47. 맨발로 걷다
이영백
근엄하신 노교수께서 질문한다. “이 선생, ‘누죽걸산’을 아느냐?”무슨 사자성어도 아닌 것을 분명 첫 글자를 조합한 것일 게다.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지요. 책상 앞에 앉아 매일 글만 쓰지 말고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라는 조합어 인데 참고 하십시오.” “예. 감사합니다.” 어떻게 듣고 보니 가장 쉬운듯하면서도 지키지 못함이 안타깝다.
나에게 이러한 말씀을 주신 교수님은 뇌졸중(Ischemic Cerebrovascular Disease)으로 벌써 두 번이나 넘어지셨다. 오른팔과 오른다리를 잘 사용하지 못 하시면서도 전국에서 강의 요청이 오면 불원천리 마다않고 불편하신 몸으로도 다니신다. 게다가 강사료는 핍박도 않고 방방곡곡으로 다니신다.
나도 본래 시골에서 살았기에 걸음 걷기에는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꾸 운동과는 거리가 먼 글쓰기에 집착하니 가끔 다리가 저려온다. 야싯골공원을 알고부터 마음에는 하루 한 번씩 꼭 오르내리기를 할 것이라고 작정하였으면서도 쉽고 간편한 운동을 실천하지 못하고 지낸다.
야싯골공원 기슭에 있는 “더유갤러리”에서 모임 하다가 그곳에 특이한 신발전시 판매하는 것을 보았다. 여사장님께서 언변이 좋아서 함께한 여성 지인들에게 신발을 즉석에서 사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맨발걷기 카페가 있다고 알려 주었다. 맨발걷기 학교를 소개하여 주는 카페공지로 알게 되었다. 전국으로 여러 곳에 분포한 맨발걷기 학교(SNS학교장 대구교대 권택환 교수)를 운영하는데 5무라고 하였다. 건물, 교사, 학생, 시간표, 교재 등 다섯 가지가 없다. 자신이 원하고 걸으면 된다.
걷기는 속도보다 시간이 중요하다. 그러면서 매일 습관이 되면 5분 정도 스트레칭도 하고, 걷는 자세, 분당 보폭 수 등을 조금 빠르게 지속적으로 하여야 한다. 특히 나이가 들면 숨이 가빠지는데 산으로 오르면 유산소운동이 저절로 되어 체지방의 감소와 우울과 불안의 감소, 혈압 및 혈중 콜레스테롤, 글루코스 저항성 감소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딱 내가 해야 할 운동이다. 그냥 산을 오르면 얻는다. 나도 걷는다.
비록 작심삼일이겠지만 내자에게 큰소리치려면 “누죽걸산”하여야 할 것이다. 야싯골공원에 오르는 것이 걷고, 달밤에 맨발걷기도 한다.
(20201017. 토. 문화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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