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648.천복天福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나는 그렇게 태어났다.
고조高祖는 아들이 없었다.
먼 아랫대 한 가문을 지나 증조가 양으로 후대를 이었다.
할아버지 독자였다.
큰아버지, 아버지, 작은 아버지, 고모를 얻었다.
나는 아버지의 천복天福*으로 태어났다.
형 넷, 누나 다섯에 십남매 막내로 나를 낳아 주셨으니
가히 천복이 아닐 수 없다.
어렸을 때 맏형이 나에게 말하였다.
막내야 너는 요즘 같았으면 태어나지도 못했어.
너무나 당연하고 지당하신 말씀이었다.
맏형의 말씀에 내가 할 말이 막히었다.
정말 고마운 것은 아버지셨다.
나도 결혼하여 아들 둘만 낳고 그만 낳았다.
아버지 공부를 안 시키려면 아이를 낳지 말았어야지요?
뭐라고? 네 고조는 아들이 없어 양으로 들어오셨는데.
어찌 우리 가문을 세울 생각은 없고 그런 생각을 하는 말이냐?
아무 말 말고 낳아 준데 고맙게 생각해라.
공부는 안 해도 사람은 태어나면 제 먹을 복은 타고난다.
천부天賦요, 바로 천복이다.
나는 신학문 하려고 그렇게 스스로 돈 벌어 공부하였다.
아버지 말씀대로 내가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은 있었다.
천복을 받아 인간으로 태어났기에 스스로 일하는 것으로 행복하였다.
(청림/20100. 20170806.)
*천복天福 : 하늘에서 내린 복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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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숲힐.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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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교육대학원 교육학석사/○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수필과지성문학회 부회장
●제6회 한비신인 대상 수상(2012년 12월)
●LH ․ 여성동아 공동 에세이 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 특선 수상(2016년 7월)
●제10회 한비 작가상 수상(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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