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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청림/산문시-o)1364.오수午睡

청림산문

1364. 오수午睡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초등학교 시절에는 그냥 야성으로만 자랐다.

차라리 방목하였다가 옳은 것이다.


베잠방이 홑바지에 아무 끈이라도 있으면 질끈 동여매면 차림새가 끝이다.

게다가 양말은 아예 천연피부가 양말 아닌 양말이요,

신발은 검댕고무신 왼쪽 두 짝이라도 떨어지지 않으면 되었다.

이런 행색이라도 책가방 보자기에 돌돌 말아 등에 짊어지고,

연필이야 부서지든 말든 달그락거리는 소리 들으려고 달렸지.

오전 수업 마치고 3km 거리를 형산강상류 시래천 물 따라 오면

족히 5km는 될 것이다.


학교에서도 쉬는 시간마다 즐겁게 뜀박질 하였고,

잠시라도 그냥 있으면 죽는 줄 알고 설쳐댔었지.


집에 돌아오는 순간부터 소 풀 베어야 하고, 소 몰고 나가야지.

소가 먼 산에 시태바리라도 나가는 날엔 산에 가서 나무를 해 와야지.

어디 하루라도 조용할 날이 있으랴.


소는 농촌에서 최고 돈줄이요, 재산을 늘여주는 살림밑천이었다.

시골에서 자식 대학 보내려면 소를 키워서 팔았으니

그렇게 공부한 사람을 우골학위牛骨學位라고 하였다.


농촌 사는 순간부터 일에 찌들려 피곤함을 몰고 다녔지.

쉬는 시간이면 오수午睡*를 즐기지.


50사단 군대 훈련 들어가니 여름 혹서훈련 시에는

더위도 피하고, 오수취침 시간을 주었다.

이 세상 최고의 꿀 같은 단잠인 오수였다.

(청림/20100. 20161020.)

*오수午睡 : 낮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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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아이의 오수(午睡)

*외국인 군대의 오수(午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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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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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부문 특선 수상(2016년 7월)

출처 : 청림/20100/수필가 이영백
글쓴이 : 2청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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