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310. 어항魚缸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초등학교 2학년 때의 일이었다.
네모진 유리그릇에 위에만 뚫어져 있고,
물을 채운 그곳에 새빨간 고기가 헤엄치면서 놀고 있었다.
한 눈에 보아도 어항魚缸*인 것을 왜 몰랐을까?
담임선생님이 새로 들어온 학생과 자리를 같이 앉게 한 후
어항관리를 우리에게 맡기었다.
아침에 일찍 등교하여
어항에 물을 갈아 주고,
간밤에 금붕어가 × 싼 것을 치워주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어항 속에 붉은 금붕어, 노란 금붕어를
완상玩賞하고 싶었는데 이를 관리하라고 명을 받았으니
속으로 흥분되게 즐거웠다.
우리는 매일매일 어항 관리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한 달, 두 달이 지나고 더위가 닥치는 여름이 왔다.
금붕어가 자꾸 물위로 올라와 아가미를 뻐끔거렸다.
1학기 종업식을 마치니 집에 가지고 가서 관리를 하였다가
2학기에 다시 교실로 가져 오라는 것이었다.
친구가 가져가면 어쩌나 했는데 친구는 자기 집에 어항이 있다고 했다.
선생님은 금붕어 먹이를 주면서 절대로 많이 주지 말라고 하셨다.
집에다 갖다 놓고, 아침부터 밤까지 지극정성으로 관리하였다.
어항에 비치는 황금색 금붕어를 보는 것은 신비롭고 기적이었다.
(청림/20100. 20160827.)
*어항魚缸 : ①완상용으로 물고기를 기르는 데 쓰는 유리로 만든 항아리. ②물고기를 잡는데 쓰이는 파리통 모양의 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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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단조로운 어항 속 금붕어
*어항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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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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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부문 특선 수상(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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