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035. 사월斜月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내라고 어찌 그리도 보고 싶지 아니하였겠소?
휘영청 달 밝은 밤이 오면 그동안 소식 못 전하여
보고 싶었던 내님의 얼굴도 궁금하며,
자리 뒤척이다 꿈결처럼 나와서
또 방금 떨어질 듯 단풍잎 하나 잡고서
혹시나 그대 발자국인가 내다보면서,
달만 무심히 원망하였소.
나도 분명 어진 사람일진데 어찌 그리 무정하오?
일자 편지 적어 바람에 날렸더니
오늘도 분명 보름달이거든 내님의 얼굴에 애를 태웠구려.
누웠다 앉았다 안달이 나서 후다닥 뛰쳐나온 즉
마지막 단풍 나보란 듯 달랑달랑 흔들리면서,
혹여 그대 왔던 자국인가 다시 확인하면서,
달만 처량하게 한 번 더 쳐다보았소.
우린 만날 수 없을 운명은 아니겠지요?
일전에 소식 가랑잎으로 받아보았소.
작은 낯짝이라 글씨는 크지 않았지만 그대 궁금증은 풀었소.
마음의 병이 깊어지면 내 마음이 더욱 애잔하잖소?
나에게 미련을 손톱만치라도 남겨 주었더라면
그대 변심을 기대하였겠는 데 조금도 남아 있질 못할 뜻이라고,
달랑 달만 쳐다보고 후회하였소.
서쪽하늘에 기운달이 뜨는 시간에서야
사월斜月*의 언약을 잊지 않았고, 피를 토하듯 마지막 기다렸는데
서쪽하늘에 기운 사월이 뜨는 시간에서야 못 만남을 처음으로 알았네.
(청림/20100. 20151122.)
*사월斜月 : 서쪽 하늘에 기운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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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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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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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제18기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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