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032. 사연詞筵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이런 저런 이유로 문인文人들의 회합자리에 나서고 말았다.
흔히 장르별로 만나는데, 내가 처음 나간 곳은
시인과 수필가들이 주로 만나는 자리였다.
처음 참석하던 날 몸을 조신하게
문인이라는 고유 명칭에 더러 높이 사는 언어처럼
고고한 자리에 참석하게 됨을 황송하게 생각하였다.
서로의 자기소개가 오가고,
등단한 장르에 따라 특성 있게 소개도 곱씹어 볼 수 있었다.
시인詩人이라는 분들은 시심詩心이 출중하여
입을 뗄 때마다 고상한 어휘가 쏟아져 나오는 줄 알고 듣고만 있었다.
결과는 시를 쓸 때 꽃다운 언어를 구사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날에는 그렇게 꽃다운 시심에서 우러나오는 대화가 없었다.
또, 수필가隨筆家들은 사용하는 언어가 심심을 발휘하여
더욱 줄글인 산문散文을 글로 흩어 뿌릴 줄 알았는데,
대화중에는 그저 사람 사는 일상 대화만 오갔다.
문인들의 회합하는 곳인 사연詞筵*에서 기대가 큰 만치 실망도 컸다.
시인이 입을 떼면 입 뗄 때마다 어찌 시詩로만 말할 수 있으며,
수필가가 어찌 입을 뗄 때마다 좋은 문구로만 말 할 수 있을까?
시인은 사람의 입으로 말하고,
수필가는 집 짓던 글을 얽어내려고 조합하지 않든가?
문인들이 회합하는 좌석에서 새삼 글 씀에 중요한 것을 깨쳤을 뿐이다.
(청림/20100. 20151119)
*사연詞筵 : 문인들의 회합하는 좌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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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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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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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제18기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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